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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도영 Mar 13. 2019

캄보디아는 그렇게 내게 남았다

여행 소회 (8) -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


현지 가이드의 인도에 따라 캄보디아 씨엠립 근처 오지 마을인 톤레삽 호수 사람들을 만났다. 마을 사람들은 바다처럼 거대한 호수에 순응하고, 나무에 의지하며 살았다.

아이들은 짧은 팔로도 꽤 배를 잘 몰았다. 나는 이 당시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 대부분의 사진은 동생이 찍었는데, 사진 속 톤레삽 사람들은 줄곧 우리에게 시선을 던진다.



조용히 배를 몰아주던 여자, 물끄러미 외지인을 바라보던 아이. 시선이 아프지는 않았지만, 꽤 따가웠다. 나를 어떻게 볼까, 생각이 많아졌다.



마을의 학교도 들렀다. 교실의 아이들은 내 품에 한가득 안긴 바게트 때문에 기대감에 차서 우리를 쳐다봤다. 빵을 보고 흥분한 아이들이 진정하도록 나는 잠깐 기다렸는데, 활발한 남자아이 하나가 비닐봉지 아래 구멍을 뚫었다. 순식간에 아이들은 후르르 떨어진 빵을 주워 갔다. 나눠주려고 가져간 빵을 짧은 순간에 모두 빼앗긴 나는 갑자기 머릴 세게 맞은 듯 큰 충격을 받아 얼어 버렸다.
캄보디아는 이렇게 내게 남았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일까, 앙코르와트의 캄보디아일까. 적어도 내겐 유구한 유산의 나라라는 이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의 캄보디아였기에,
그래서 나는 다시 그들을 만나고 싶다.
사람들의 나라였다. 그들이 그 나라의 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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