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야 말았다.
출산 예정일, 바로 오늘이. 허허.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가 떠오른다.
임신 확인서에 적혀 있던 출산 예정일, 2025년 2월 22일.
그때는 아직 한참 남은 일처럼 느껴졌고, 오늘이 이렇게 금방 올 줄은 몰랐다.
가진통도 없었고 특별한 증상도 없었기에, 디데이라고 해서 뭐가 다를까 싶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화장실에서 평소와 다른 변화를 감지했다.
이슬. 출산이 임박했다는 신호였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리고 나의 출산 예정일을 기억하고 연락을 준 이들이 많았다.
바쁜 와중에도 우리 가족을 떠올려주고,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는 마음 하나하나가 참 고마웠다.
그 마음에 금이 가지 않도록, 오늘 병원 진료 후 현 상황을 공유했다.
예정일이라 태동 검사와 함께 원장님 진료를 받았다.
자궁 수축이 시작됐고, 자궁도 많이 얇아졌다고 했다.
분만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다음 주 수요일 유도 분만을 잡자고 하셨지만, 그전에 자연 진통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
오늘 진료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드디어 실감이 났다.
이제 정말 엄마, 아빠가 되는구나.
두려움보다 설렘이 먼저 밀려왔다.
그리고 병원을 나오자마자 오늘 저녁 메뉴를 정했다.
치킨과 엽떡.
언제 찾아올지 모를 출산 전, 한 끼 한 끼를 만찬처럼 즐길 것!
"아싸, 하루 더 벌었다!"
즐겁게 저녁을 마무리하며, 오늘 하루를 마친다.
디데이에 허니에게 쓰는 편지
허니야, 오늘이 우리가 만났어야 할 예정일인데 아직 허니는 준비 중인 듯하구나.
엄마는 괜찮아 :) 다들 언제 나오느냐고 재촉하지만 엄마는 우리 허니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
이제 정말 그 순간이 가까워지고 구나!! 오늘도 엄마는 아빠랑 1만 보 넘게 걸었어.
허니의 무게가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게 느껴져 걷는 게 쉽지 않았지만, 곧 만날 생각에 설렘 가득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었단다. 보고 싶다. 허니야, 오늘도 사랑해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