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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캣 Jan 31. 2024

중요한 건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거야

Don't judge me.

버티기 힘들어! 으앙

딸아이는 늘 노는 게 제일 즐겁다.

숙제도 딱히 없다.

공부 습관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엄마는 또 어디서 주워 들었다.

정보는 늘 엄마를 불안하게 한다.

 너무 놀기만 하는 것 같아서 집에서 수학이라도 매일 두 페이지씩 하기로 했다.

역시 딸아이는...

한 문제 풀고 고양이랑 놀다가,

한 문제 풀고 물을 마시고...

한 문제 풀고 맞냐고 물어보고...

어째 진도가 안 나간다.

휴우. 심호흡 한 번 하고.

천천히 해도 괜찮다고 얘기해 줬다.

'00 속도대로 풀면 돼.'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두 페이지를 풀었다.

수학이라고 해봤자 그냥 플러스 마이너스다. 그것도 두 자릿수 정도.

두 페이지에서 네 개가 틀렸다.  

틀린걸 다시 보라고 건네주면서 농담조로 얘기했다.

문제가 몇 개 안 되는데 넘 많이 틀리는 거 아니냐고.

딸아이가 말한다.


중요한 건,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거야.



음... 최선이라...

최선의 기준은 무엇인가.

엄마 기준이 최선인가.

그건 강요 아닌가.

아이가 최선을 다했다고 느끼는 것 만으론 부족한가.

엄마는 틀린 문제 하나에 전전긍긍하면서 컸다. 바보같이 말이다.

그래서 엄마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너그럽지 못한, 고장 난 어른이다.

'이게 최선이야? 확실해?'

실은 얼마나 무례한 질문인가.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합니까?'

반말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무례하다.

갑질의 전형 아닌가.

엄마는 '최선을 다 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가 멋있다.

엄마도 그런 어른이고 싶다.

버티는 용기도 필요하겠지만, 그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한마디에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와, 완벽하지 않은 자신도 괜찮다는 의미가 포함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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