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에서 기쁨으로 나아가기
장마가 길어지니 몸과 마음이 지친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자, 몸에는 힘이 빠지고, 마음은 무기력해진다. 밤에 깊이 잠들기가 어려우니, 낮에 졸리고 멍한 상태가 이어진다. 마음 한 켠에 곰팡이같은 생각들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것만 같다. 과거의 여러 기억이나 많은 생각들이 먹구름처럼 몰려와 몸과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작은 것에도 예민해지고, 기분이 좋지 않은 날, 누군가가 기분(氣分)이라는 것이 한자의 뜻처럼 기가 얼마나 잘 나눠지고 흐르냐는 것이고 설명해주셨던 것이 떠올랐다.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몸과 마음에 흐르고 있는 기가 막히지 않고 잘 흐를 때 기분이 좋다라고 느낀다는 것이고, '기쁨'이라는 단어도 '기가 뿜어져 나오는 상태'라고 하는 것에 공감이 되었다. 그 반대의 의미를 가진 우울함이 어둡고, 무겁게 정체된 느낌이라면, 기쁨은 밝고, 가볍게 흐르는 느낌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내 몸과 마음을 다시 흐르게 하며, 기쁘게 하는 행동을 하나씩 해본다.
비가 그쳤을 때, 산책을 나서니, 꽃길이 펼쳐진다. 나는 최근에 걷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생각이 많거나, 몸과 머리가 무거울 때 걷다보면, 어느새 모든 것이 가볍게 느껴진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걷기를 예찬했는지, 알 것만 같은 느낌이다. 사우나나 쑥뜸처럼 몸에 열을 내고 땀을 빼는 것도 몸에 쌓인 습기와 피로감을 풀고, 기를 순환시키는 데 특효약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계피가루를 넣은 그래놀라를 넉넉하게 가득 굽는다. 지인들과 나눠 먹기 위함이다.
사랑하는 친구와는 뜨거운 생강차와 울금가루를 넣은 당근스프, 하지감자로 만든 샐러드빵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몸과 마음과 영혼이 따스한 힘으로 차오른다. 계피, 생강, 쑥, 울금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재료를 써서 요리를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은 몸과 마음을 데우고, 기분 전환을 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은 나의 기분을,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바꾼다.
매일의 삶에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따뜻하게 돌보고, 다정하게 그 온기를 나누는 것,
나의 안에서 기쁨의 순간들로 오롯이 쌓이는 사랑이야말로 내가 이 삶에서 나누고 싶은 것이다.
그를 기억하며, 이 장마철을 소소한 기쁨과 사랑으로 채워가고 싶다.
모두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따뜻하고, 평안하기를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