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세상은 반으로 딱 자른것처럼 두개의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다.
하늘은 그렇다치고 내 시선 너머 허공을 떠다니는 외로운 중력들은 각기 다른 물질들과 반응이라도 하듯 수면 아래 잠겨 있는 구름들과 파도소리에 꾸르륵거리며 번져간다.
외로운 중력에 이끌린 바람들은 흘깃한 눈짓으로 나의 이마 언저리를 잠시 바라보다 더욱 잠잠히 허공 위에 머무른다.
고개를 들어 하늘 아래 비치는 내 얼굴을 마주한다.
잔바람에 일렁이며 나의 본모습과는 다르게 은밀한 내면을 투영하듯 더욱 짙게 웃는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7초가량 바라보다 김서린 안경 아래 숨겨져있는 두눈 깜박이며 가슴속 깊숙한 곳에서 밀려나오는 기분을 다시금 꿀꺽 삼킨다.
오늘따라 마음의 교감을 함께 할 수 있는, 진중하지만 무겁지 않고 잔망스럽지만 가볍지 않는 대화가 이어지는 상대가 그리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