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여유 있게 일어나 준비해서 나왔어도 택시를 타니 버스 탑승까지 20분 남았다. 시계는 6시 10분.
보통 아무리 빨라도 15분은 걸리는 구간이라 기사님께 빨리 가자고 재촉하니 내비게이션의 지시대로 간다며 비교적 신호가 많이 걸리는 구간으로 나간다. 나는 조급한 마음에 외곽도로로 가자고 우긴다.
기사님은 이쪽이 초행인지 진입로를 헤맨다. U턴할 길을 직진해서 좌회전하려 하고, P턴하면 될 길도 더 돌아서 간다. 나는 순간순간 혈압이 오르고 침이 마른다. 나의 주장과 노익장 기사의 고집이 맞부딪힌다. 아침부터 화를 돋우니 온몸에 혈압이 오르고 이상 신호가 온다.
간신히 출발 2분 전에 터미널에 도착하니 연달아 2대의 버스가 탑승을 시킨다. 앞차가 6시 반 버스인 줄 알고 짐을 넣으니 뒤차가 맞다고 한다. 뒤차에 짐을 바꿔 넣고 자리에 가보니 내가 예약한 좌석에는 다른 남자가 앉아있다. 좌석권을 주장하고 앉으니 기사는 예약표시가 안 되어 있다며 아무 자리에나 가서 앉으라고 한다.
또다시 흥분하기 싫어서 QR코드를 갖다 대고 빈자리에 앉았다.
도대체 이건 뭐지? 느긋하게 일어났다가 오히려 월요일 아침의 분망함에 빼앗긴 나의 여유로움이여... 멘붕에 빠진 혼란스러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문득 지난 명절 아버지 말씀이 떠오른다.
"아범아 서두르지 마라. 절대 서두르지 마라. 인생은 서둘러서 되는 일이 없단다. "
아침 7시 반의 인천공항은 벌써 출국 수속하러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2.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떠나러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벌써 동이 터있다.
집에서 5시 반에 나와 차를 타니 거리엔 주행 중인 차량과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차량들이야 그렇다 쳐도 이 시간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언가? 아침잠 없는 어르신들이 다 산책하러 나왔는가?
자세히 보니 부지런히 전철역을 향하는 사람들이다.
커다란 백팩을 멘 학생들,
양복을 단정히 입고 출근하는 회사원,
장사하러 나가는 상인들,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 아줌마들,
산책 나온 노년층들...
아! 나는 평소 같으면 아직도 꿈나라에 있을 이 시간에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니...
공항에 가니 이건 또 뭔가? 7시도 안 된 시간에 이미 출국장은 북적거리고 줄 서는 곳은 장사진이다.
불황을 타개하러 일찍부터 일하러 가는 사람들과, 불황을 멀리하고자 놀러 떠나는 사람들?
연휴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의 이른 월요일 아침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