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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벤에셀 Apr 01. 2021

신비 아파트에 사는 나의 친구 신비

알 수 없는 미래지만 너를 기다릴게

인생은 생각할수록 신비하다. 모든 것에 신비로움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실제로 내 곁에도 ‘신비’가 있다. 요즘 초등학생 아이들이 푹 빠져 있는 만화인 ‘신비아파트’속 신비처럼 내게도 마치 요술을 부리듯 나를 주식이로 만들어버리는 신비하고 신기로운 9살 요술 도깨비 친구가 한 명 있다.

 

이 요술 도깨비 삐또삐는 만화 ‘신비 아파트’의 주제곡인 러블리즈의 ‘promise’를 즐겨 부른다.

 

‘신비하고 신기로운 너와 나의 추억 속에 밝게 빛나는 반짝이는 별빛 설레는 마음 안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다른 세상을 내가 보여줄게. 우리 함께 할 세상 반짝이는 희망을 담아 선물할 거야. 알 수 없는 미래지만 너를 기다릴게‘

 

삐또삐가 내 옆에서 ‘promise’ 노래를 부를 때면 나는 유독 ‘알 수 없는 미래지만 너를 기다릴게’라는 가사가 귀에 들어오곤 했다.

 

유독 그 가사가 내 귀에 들어왔던 건, 내 옆에서 ‘promise’ 노래를 반복 재생해 들으면서 흥에 취해 있는 이 옴팡지게 귀여운 9살 요술 도깨비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커 나갈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16살 차이가 나는 우리는 서로 깊은 말을 나누기보다는 그저 단순하게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솔직한 감정과 느낌을 나눈다. 1차원적이지만 그만큼 가장 투명하고 진실하기도 한 우리의 사이가 지금의 시간을 너머 알 수 없는 어느 미래의 시간에 가 닿았을 때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다. 우리는 그때 서로 어떤 말들을 나누게 될까? 어떤 생각을 나누게 될까? 이 아이를 볼 때면 많은 호기심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알 수 없는 미래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될 우리를 기다리며 이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이 지금에 9살 삐또삐는 자신의 노래를 마저 이어간다.

 

 ‘짓궂은 바람은 누구의 장난일까. 희미한 시간을 헤매고 있어. 조금만 더 다가와 자 나의 손을 잡고 한 걸음 두 걸음 너에게로 가까이 다가가서 말할 거야. 약속해줘 영원히 우리 함께 할 세상 커다란 용기를 담아 선물할 거야. 간직할게 너와 내가 지켜온 믿음 눈부신 미래를 보여줄 거야’

 

흥에 취해 노래를 부르던 삐또삐의 목소리가 ‘간직할게 너와 내가 지켜온 믿음 눈부신 미래를 보여줄 거야’라는 부분에서 커졌을 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내 마음도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는 것을. 내가 어느새 이 아이를 참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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