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안부>에서 만난 문장
그 해 겨울, 이모는 우리를 위해 아주 커다란 전나무를 구해다가 거실 한구석에 세워놓았다. 그것은 플라스틱 트리가 아니라 정말 살아있는 나무였기 때문에 천장에 닿을 것처럼 거대한 나무를 처음 보았을 때 해나는 "엄마 이거 진짜 나무야!"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깡충깡충 뛰었다. 스위치를 누르면 조명이 반짝이던 그 크리스마스트리는 우리에게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고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여주는 것만 같았다.
백수린, <눈부신 안부> 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