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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키우려고 직장상사의 성추행을 참아야 할까?

파랑새일기 4화


20대 시절 나의 구원자이자,

내 첫사랑이 되어버린 반려토끼 친구의 이야기는 파랑새일기 2화에서 다루었습니다.


오늘은 그와 함께 하기 위해 겪은 대한민국 직장상사의 갑질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더불어 초등부터 대학까지 최소 16년의 교육 기간 동안 학교에선 제발 국영수 같은 과목 말고,

- 경제관념이나

- 결혼 생활 부부 대화 실전 팁,

- 또는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도 미리 학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쉬쉬하며 숨겨둔 그것들에 대해 무지함이 인생을 한순간에 바꾸는 지뢰밭이 된다는 것을.. 온갖 경험 다 하고서야 깨닫게 되었네요.




파랑새 일기 3화


아버지의 바람이던 공무원이 되어 조용히 시집가는 일은 죽어도 싫지만, 토끼 친구들과 함께 하는 남자 없는 독신 생활은 내 소원이었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알바를 했고,

그러면서 세상이 얼마나 더러운지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 여고시절 우리 학생회 멤버들을 성추행하던 선생님.. 이라고도 부르기 싫은 배 나온 개저씨,


- 대학원 랩실에서 늙은 할아버지 교수가 딸뻘인 여대생들을 뒤에서 껴안고 만지며 성추행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일,


(다행히 아버지 직업을 묻고 사람 가려가며 추행하던 늙은이의 변태 같던 손길을 나는 고맙게도 아버지 직업 덕분에 피해 갈 수 있었다만..

그래도 기말고사를 치던 내 볼에 자기 볼을 비비적대며 귓속말을 하던 그 변태 할배놈의 음흉한 웃음은 잊히지 않는다. 총장 지인 인맥이 참 무섭긴 무섭더라ㅋ)


- 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변태 오너들.

그들의 여직원 성추행 명단에 나도 포함되었던 것 같다..

P20100714_100851000_5916D26F-58A9-4C86-92CD-E6142B18FF74.JPG?type=w773 올라도 끝이 없는 계단이 마치 우리네 인생 같다. 저 계단은 언제쯤이면 끝이 날까?


그날따라 학원 수업을 건너뛰고 경주 놀이공원으로 놀러 가잔 말이 둘이서 데이트하자는 말인 줄은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야 알게 되었던 순진하디 순진한 나.


아빠뻘의 늙은이가 나를 애인으로 보고 싶어 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던, 순진했던 20대 초반시절.


남자들이 결혼하면

자기 부인만 봐야 하는 게 정상이고,


엄마를 두고 바람을 피운 아빠가

비정상이라고 봤던 내 상식이 무너졌다.


왜 학교에선 이런 상식들을 알려주지 않은 걸까? 국영수보다 더 중요해 보이는데..

아니면 내가 둔하고 바보인 걸까?


아휴.

우리 토끼들, 내 새끼들 먹이려면 일은 해야 했지만 이제 낮이 아닌. 퇴근 뒤 밤에도 술자리에 나오란 그 늙은 변태의 말은 죽어도 듣기 싫었다.


부모님 편찮으신 것부터 온갖 친척들 핑계를 대다가 나중엔 에라이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드라마 봐야 해서 나가기 싫다고 한 그 이후부터.


학원에선 실력 없다고 소문난 여선생에겐 수업이 더 많이 배정되고,

각종 핑계로 밤에 나가지 않는 나는 아무리 학생들이 원하는 강사여도 수업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 원장과 매일 술을 먹는 여선생들의 옷과 화장은 더 화려해지고, 명품 가방이 생기는데 반해 술자리에 나가지 않는 선생님들은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참 씁쓸했다.


그래, 세상이 이런 건지 아니면 내가 일하는 곳만 이런 건지는 모르겠다만.


정말 자기 배 아파 낳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님들은 직장에서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견뎌야 할까, 어떻게 버텨야 할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온다.


나는 반려토끼에, 부모님 집에 얹혀 살기에 싫으면 그만둘 수 있지만..

한 가정을 책임지는 분들은 죽어라 다녀야 하는 그 상황.

몸속 세포가 늙고 영혼이 망가지는 그 과정을 겪어야 했던, 지금도 겪고 있는 이 세상 부모라는 이름의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이 조금 더 투명하고, 맑아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갑질 중에서도 성추행, 성폭행 같은 갑질은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걸 넘어서서, 목숨까지 앗아가는 중범죄이니 말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나는 남자들의 이런 행위를 참 싫어한다.


아마도 어릴 때 겪었던 새엄마와의 기억 때문일까.. 아니면 그 새엄마네 사촌들에게 신체적 괴롭힘을 당했던 기억 때문일까..


그 모든 게 아빠의 바람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야기는 파랑새 일기 4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모자란 저를 찾아주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의 아픈 경험들이 지금 독자 선생님들의 삶이 얼마나 감사하고, 또 빛나는 순간인지를 알게 되는 계기도 되었으면 해요~

DSC05661.JPG?type=w773 혼자 겁도 없이 유럽여행을 갔을 때. 세상이 이렇게 위험하고 더러운지 알았더라면 아마 혼자서는 절대 못 갔을 것 같다^^;

그리고 여성분들은 아무리 사랑하는 자식이나 동물이 있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망치는 이런 성추행 같은 일은 견디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해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공부하는 모습도 함께 갖추자고요~~


종갓집 맏며느리 예원 animal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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