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물, 흙은 나를 인간으로 규정짓는 조건일 뿐일까요?
몸주체, 달리 말하면 육화된 마음은 몸의 일부다. 그러니 나의 마음은 곧 세계이며, 몸이다. 메를로-퐁티는 이것을 ‘세계의 살flesh of the world’이라고 부른다. 내가 세계와 맞닿는 부분, 그것은 내가 걷고 앉고 숨쉬는 모든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
메를로-퐁티의 살 존재론은 새로운 몸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된다. 그것은 나의 몸이며 세계의 몸인 까닭이다. 메를로-퐁티는 그것을 살이라고 표현한다.
출처 : 심귀연, 메를로-퐁티 철학의 관점에서 본 기술과 몸
흔히 우리는 인간을 이성적 동물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공기와 물, 흙이 없으면
단 하루도 생명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즉, 이성 이전에 우리는
바람과 물, 흙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람, 물, 흙은 조건이 아니라
곧 ‘나’를 이루는 일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퐁티, "세계의 살"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Merleau-Ponty)는
몸을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세계와 맞닿는 “살(flesh)”로 설명했습니다.
내 몸과 바람, 물, 흙은
서로 다른 층위가 아니라,
하나의 살 속에서
교차하는 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생활 속 실천
오늘 하루 중 잠시 시간을 내어
흙을 손으로 만져 보세요.
혹은 바람이 부는 순간
눈을 감아 보세요.
그 촉감과 감각 속에서
나는 나만의 존재가 아니라,
흙과 바람의 또 다른 형태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큰 자아로 살아가기
나의 존재는 ‘나’를 넘어,
이미 세상 전체와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