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조직문화
조직문화는 조직 유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최근 많은 기업들이 급변하는 환경에 맞추어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지향 문화는 단기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유지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성과란 무엇인가? 성과는 투입에 대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성과는 부정적일 수도 있고 긍정적일 수도 있다. 어느 조직이나 긍정적인 성과를 원하지만 모든 조직에서 긍정적인 성과만을 나타낼 수는 없다. 빠른 기술 진보와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 획기적인 성과보다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가 더 많고, 지속 가능 환경이 낮은 경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조직 문화는 무엇인가?
기업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에 부딪치게 된다. 하나는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고민이고 다른 하나는 그 성과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고민이다. 먼저,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고민을 보면, 뷰카(VUCA)-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성)-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민첩성과 유연함, 구성원들의 주도성과 창조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소통과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경쟁자들보다 나은 사업 성과를 위하여 위기감을 조성하고 구성원들의 노력과 역량이 성과가 나는 분야에 집중될 수 있도록 몰아세울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나도 모르게 만들어지는 것이 성과중심 문화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성과중심 문화는 단기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고 부정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
성과중심 문화를 지향하는 경영진들은 성과를 강조하고 보상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업무 결과에 더 집중하고 성과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 한다. 그렇지만 구성원들은 외부환경의 변화나 당면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서로 협력하기보다 조직 내부의 경쟁과 자기 보호에 관심이 더 많다. 이는 성과에 따라 평가되고 보상받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경영진들이 그렇게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을 지나치게 성과중심 문화로 몰고 가는 것은 지속가능 경영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속 가능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갈 것인가?
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성과를 성장으로 바꾸면 가능하다. 그렇지만 성장은 빠른 시간 안에 좋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하여 일정 시점 경과 후에는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성과중심 문화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성장 문화는 당장의 성과가 아니라 과거보다 나은 현재,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성장을 추구하고 미래를 그려 나가기 때문에 지속가능 경영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
성장 중심의 조직문화는 구성원 개인의 성장이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기적이고 도덕적인 관념을 통해 구성원 개인과 조직이 함께 노력할 때 가능해진다. 성장 중심 문화는 횡적으로 다른 기업들과 경쟁하고 앞서 나가기 위해 앞 뒤 안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종적으로 과거와 대비하여 오늘은 얼마나 더 성장을 했는지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과 조직 모두 앞과 뒤 그리고 옆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있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성장을 함께 기뻐할 수 있으므로 상호 간의 협력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급격한 성장과 획기적인 변화가 아닌 소소한 성공 경험이 축적되어 장기적인 성장은 물론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성장은 성과보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점점 나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업무 실행 과정 속에서 개인과 조직이 서로의 사각지대를 볼 수 있고, 불안정성이나 부족함을 드러내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는 자기 자신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했던 성과중심 문화와 달리 외부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게 되므로 조직의 성과가 상승하는 시너지를 창출하게 된다.
그렇다면 성장 중심의 문화를 추구하는 조직은 어떤 특성을 나타내며,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가?
첫째,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학습문화이다.
이와 같은 문화는 구성원 개개인의 호기심과 질문을 촉진하고 조직의 투명성을 유지함으로써 조직 내의 학습이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의도된 교육을 통한 학습이 아니라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들이 업무활동에서 나타난 물리적 성과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활동 속에 담겨있는 성장 경험 또한 중요한 성과로 인정할 줄 아는 안목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업무 수행을 통해 일어나는 작은 성공과 성취를 리더와 구성원들이 함께 인정하고 축하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구성원들은 일 자체가 학습과 성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성장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둘째, 원래 자리로 돌아오려고 하는 회복 탄력성(resilienc)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직은 일반적으로 안정을 추구하고 변화는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있다. 또한 과거와 달라진 변화를 불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제해 나갈 것인가? 이것이 성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핵심 요인이다. 즉, 구성원들이 회복탄력성을 발휘하여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안심을 할 수 있을 때 변화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경영진들은 이를 위하여 단기적이고 관리 가능한 수준의 작은 성공경험들을 만들고 그것을 공유하도록 하며, 만일 그것이 실패하더라도 별문제가 없다는 안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셋째, 실패에 대한 인정과 이를 통해 배우는 학습 문화가 필요하다.
어떤 조직이나 성과는 중요하다. 성장 중심 문화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성과가 없을 경우 성장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장 중심 조직에서도 성과를 추구한다. 하지만 성장 중심 문화에서는 성과뿐만 아니라 실패와 결핍을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인정하고 조직 차원의 학습과 개선의 기회로 인식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성장 중심 문화를 위하여 경영진들은 실패와 결핍이 발생하였을 때 구성원들이 이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패와 결핍 경험이 성장을 위한 또 다른 학습 요인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일깨워 주고 실패와 결핍의 원인이 구성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이끄는 경영진에게 있다는 겸허함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