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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보 Jan 23. 2022

내가 좋아하는, 나를 좋아하는

누군가의 후배이며 선배인 나 자신을 돌아보며

어김없이 2021년은 지난 과거가 되었고,

2022년 새해는 이미 시작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코로나라는 상황에 맞물려 애매모호한 쉼표들로 일상이 채워지고 있다.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그리움을 넘어, 언제인지 기억조차 불투명한 지 오래다.


회사에서 쌓여가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새로운 후배들 또한 늘어간다.


신입사원 회식을 통해 서로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업무로 연결해 유대감을 쌓고 교감하는 이런 방식은 현재는 통용되지 않는다. 조직이 커지고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는 심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 후배들은 언제나 그렇듯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본인의 색깔을 채워가고 있다.



신입사원으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가요?


멘토링을 하면서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사실 정해진 정답은 없다. 다만 9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잘한다고 생각이 들고 나 또한 배움을 느끼는 후배들은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


1. 디테일의 정석


굳이 이 정도로 디테일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집요함이 묻어나는 보고서를 보았다. 단순히 방대한 양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 핵심적인 내용을 디테일로 꾹꾹 눌러 담은 보고서였다.


과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과정과 결과에 대해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하기 위한 장치로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보고서를 읽으며 해당 내용의 결과 궁금한 그 지점을 정확히 담아내고 있었다. 수없이 복기하며 부족함을 채운 흔적이었다.


많은 보고서들은 지극히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바쁘지만, 그 보고서는 화자가 아닌 '독자'의 입장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다. 과제의 목표와 납기를 달성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무조건이다.



반도체 회사의 신입사원이 되길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입장에 대입하면,

질문의 '디테일'을 더하는 것 중요하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멘티들은 단순하고 막연한 질문이 대부분이고 이로 인해 나의 답변 또한 모호하기 일수다. 장황하게 많은 내용을 서술해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내용을 간파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다수는 실전 경험이 부족하므로 이를 풀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역으로 생각하면, 실전 경험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인의 스토리를 구축해 이 스토리 속 궁금한 질문과 답변으로 디테일을 채우면 남들과 다른 '본인만의 경쟁력'을 어필할 수 있다.  


2. 차별화된 스토리


앞서 말한 디테일을 채우기 위해 본인만의 스토리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그 스토리에 이전과 다른 '파격'이 있다면 더욱 매력적이다.


신입사원은 현업에 부서 배치를 받은 후 모든 것이 새롭고 배움 투성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배워야 하고 당연히 모르기에 틀릴 수 있다. 하지만 틀리는 것이 두려워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각인'되지 못한 채 첫 이미지를 흘려보낼 수 있다.



현업에 배치된 후 3개월 동안 현업의 가장 기본이자 기초인 OJT를 진행했다. OJT를 진행하면서 이전 선배들의 발자취를 살펴보았다. 내가 교육받은 내용과 그들이 풀어낸 내용 자체는 큰 맥락에서 동일했다.


수많은 선배들이 발표한 이 결과물을 나는 어떻게 하면 나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며 표출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고 나 자신을 반추했다.


대학생 시절 문화마케팅 연합동아리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반덕(반도체 덕후)이라는 주인공을 세워 '반덕이가 떠나는 3개월의 반도체 여행'이라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신입사원 OJT 완료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와 더불어 캐나다 공립학교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6개월 동안 한국문화를 가르치며 다양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경험을 살려 '영어'로 OJT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전 선배들과 다른 차별화된 스토리로써 좋은 이미지로 '각인'된 경험이었다.



많은 취업준비생은 아직까지 소위 '스펙'을 많이 쌓으면 본인은 합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LV 10. 캐릭터 10개를 갖고 있는 것보다 LV 99. 1개를 갖고 있는 것이 더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  


3. 미래를 보는 시야


회사는 일반적으로 Top-down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연초에 수립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바탕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상위 조직에서 하위 조직으로 세부 과제를 수립하고 구성원은 실행한다.


기본적으로 1년 단위로 주요 업무가 진행되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는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3년, 5년, 10년을 넘은 미래까지.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큰 흐름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을 위한 발판으로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등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며 팽창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도 주요한 축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내가 속한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미래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와 업무에서 자동화 및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 언어를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인간의 경험은 중요하지만 주관적인 결정은 오히려 저해 요소로 작용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진행 초기부터 교육과 업무를 병행한 후배가 있었다. 다수가 관심 없고 생소한 시기에 그는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본인이 쌓은 역량을 팀 동료들과 나누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사의 관심과 역량은 집중되었고 그 후배는 빛을 발휘하였다. 팀을 넘어선 상위 조직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하고 업무 성과로 표출하였다. 그는 지금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진행 중이다.



반도체 회사 속 본인이 하고 싶은 직무를 정하고 이를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풀어가야 한다.


반도체 미래 중 하나인 '자율주행'시장과 앞서 언급한 '인공지능' 기술이 맞닿으면 어떤 파급력을 갖을지 고민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최근 즐겨보는 TV 프로 중 하나는 '싱어게인'이다.

그중 인상 깊은 무대가 하나 있다.


바로 '43호' 무대.


'실패한 가수'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다시 무대를 섰다. 노래 흘러나왔고,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열창했다. 내가 기억하는 미성은 나오지 않았다.

 

한 때 최고의 가수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였지만, 본인을 내려놓고 선후배들 앞에서 다시 마주한 '용기'가 대단했다.


노래를 마친 후 덤덤한 그의 표정과 모습을 보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묵직함이 마음 한 켠을 맴돌았다.




9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현재도 아직 부족함이 많다. 하지만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나만의 색깔을 채워가며 사투를 펼치는 중이다.


또 다른 9년이 시간이 흐르고,

먼 미래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게 나를 기억할까?


내가 좋아하는, 나를 좋아하는 이를 기억하며,

묵직한 여운이 남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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