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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Jun 01. 2023

취미에도 근면한 대한민국

물 만난 물고기 되기 프로젝트5

 처음으로 자유수영을 나갔다!


 이번 주가 월말과 대체휴일이 껴있어서 수업이 한 번밖에 없는지라, 나 스스로 수영을 까먹지 않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근데 내가 진짜로 자유수영을 나갈지 몰랐다.

 내내 벼르기만 하던 자유수영을 진짜 나가보니까 감회가 남달랐다.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수영을 위해 수영장을 찾았고,

  자유수영을 온 회원들이 놀면서 대강대강 수영장을 떠다닐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성실하고 체계적으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고 있었다.


 하, 이것이 대한민국의 근면함인가..

 취미에도 이렇게 근면하니, 가만히 있어도 도태되는 것 같은 기분이지.....


 다른 회원들의 근면함을 보고 나도 아니 근면할 수 없어서..ㅎ

 나도 또 열심히 부족한 부분을 채워보려고 노력했다.


 지난 수업 막바지에 갑자기 강사님께서 미소 속에 감춰진 사악한 표정으로 말을 거셨다.

 “더 재밌는 거 해볼게요~^^”

 ‘네? 저는 안 재밌고 싶은데요?’ 하는 얼굴로 내가 고개를 크게 저으니

 강사는 그렇게 어려운 거 아니라며 결국 진도를 더 나갔다.


 지금까지의 팔 돌리기는 한 팔을 돌리고 파! 숨을 쉬고, 다시 나머지 팔을 돌리고 파! 숨을 쉬는 버전이었다면,

 강사님이 말한 ‘더 재밌는’ 버전은 양팔을 모두 돌린 후에야 파! 를 하는 버전이었다.

 죽갔다.


 호흡이 너무 부족해서 2번째부터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팔을 돌리고, 3번째는 끝나자마자 악! 하면서 고개를 쳐들어 벌떡 일어나게 된다.

 이게 맞는 것인가...

 호흡이.. 호흡이.. 진짜 너무 안된다..


 지난 수업 너무 막바지에 양팔 돌리기를 배운지라, 자유수영을 온다면 꼭 양팔 돌리기를 연습해야지 싶었다.

 근데 역시나였다.

 혼자 연습해도 역시나 숨이 너무너무 부족하다.


 폐활량은 어떻게 늘리는 것인가.... 진짜.. 미추어버리겠네...

 눈 감았다 뜨면 폐활량이 갑자기 말도 안 되게 늘었으면 좋겠다.


 



 파워건성인 내가 수영을 시작하고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피부의 변화다.


 원래 나의 피부는 거칠기가 이루 말할 데 없는 피부였는데, 수영을 시작하고 나서 전엔 본 적 없는 촉촉함이 깃들어 있는 피부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지나치게 보들보들한 것이,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왜 나에게 이런 비밀을 늦게 알려줬는지 조금 화가 날 정도이다.

 괜히 계속 쓰다듬게 되고 손바닥으로 탄력도를 측정하게 되고 그렇다.

 내 몸의 피부가 이리도 맘에 들었던 적이 있나 싶다.


 계속 수영을 다니면 나의 건성 피부도 조금 길들여지겠지?

 이제 나도 파워건성을 벗어나는 것인가!


 이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려면 수영을 꾸준히 나가야겠다.

 어렵지 않은 일이니까 꾸준히 해보자고.

 대한민국 사람들의 근면함, 어떻게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쫓아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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