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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May 22. 2023

"멋있다.."고 했다...

물 만난 물고기 되기 프로젝트4

 확실히 숨이 짧아진 것 같다.

 지난 글 말미에도 썼듯이 코로나 3년 동안 마스크를 쓰면서 숨을 얕게 쉬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


 입으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코로 천천히 숨을 잘게 나눠 내쉬는 것이 수영 호흡인 듯싶은데,

 나는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사람 같이 호흡한다..

 물고기가 되어야 하는데 그냥 물에 빠진 사람이 돼버린다..


 수영 왕초보는 다 나 같겠지..?ㅎ 그렇다고 해줘요ㅠ




 체력이 느는 게 느껴진다.

 수영을 마치고 첫날엔 2시간 반을 뻗어 있었는데, 둘째 날은 2시간, 셋째 날은 1시간, 넷째 날도 다섯째 날도 1시간.

 근데 6번째 날에는 음식 포장까지 해와서 뻗어 있지도 않고 야무지게 음식을 먹었다.


 안 뻗고 음식을 먹고 있는 내가 이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견해서

 '크 역시 체력이 늘었구나!' 싶었는데, 결국 7번째 날에는 2시간을 뻗어있었다..


 역시 체력은 계단식으로 느는 게 맞나 보다. 그렇게 믿고 싶다.

 이러다 찐수영인들처럼 입이 터져서 수영 끝나고 스윔푸드를 놓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수영.. 진짜 유산소 운동이다..




 자유형 팔 돌리기를 배웠다.

 솔직히 팔이 삐걱대는 게 느껴진다... 나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돌리라니까 돌리고는 있는데 이게 앞으로 잘 나가고 있는 건지, 호흡은 자꾸 들이쉬는 걸 까먹고, 발차기도 중구난방이다.

 마구 헤매면서 또 중간중간 멈춰가면서 팔을 돌리고는 있다.


 속도가 워낙 느린 편이라 팔 돌리기가 내 속도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유아풀에서 연습할 때 알았다.

 분명히 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묘하게 꼼수를 쓰고 있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무래도 발차기가 너무 텅 빈 느낌이라서 손을 쓰니까 캐시템을 쓴 느낌이다.

 빨리 발차기의 감을 잡고 싶다.

 유아풀에서는 팔 돌리기 연습 말고 발차기를 조져야지.. 발차기 내가 꼭.. 찢는다....




 왕초보 4명 중에서 3등으로 달리던 내가 지금은 1등으로 진도를 나가고 있다.

 왕초보 1등이었던 친구가 일주일을 쉬면서, 수업을 모두 나온 내가 자연스레 진도가 더 나간 것인데..

 그 친구가 내가 이를 악물고 팔 돌리기를 하며 수영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라고 했다.

 '멋있다..' 고 했다.

 '멋있다..'고 했다.....


 멋있다는 말을 들어본 지가 너무 오랜만이라 처음엔 나한테 하는 소리가 아닌 줄 알고 그냥 바로 레인을 돌았었다.

 근데 그게 나한테 하는 말이었단다!

 나는 아직도 25미터 레인에서 중간중간 멈추고 레인을 돌 때마다 '으.. 으..' 하는 승질 부리는 소리를 내며 물과 싸우는 사람인데..

 그런 내게 '멋있다..'라니... 감동이다..ㅠ


 나에게 멋있다고 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그래도 느는 게 느껴져서 정말 다행이다. 계속 가보자고.

 물에 몸 담근 김에 자유형은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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