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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May 05. 2023

수영이 이렇게 빡센 운동이었나요?

물 만난 물고기 되기 프로젝트2

 첫 수영수업 다음날이다.

 죽겠다..ㅎ


 수영에서 가진 에너지를 다 써서, 새벽반으로 신청했으면 근무를 제대로 못했을 만큼 너무 힘들었다.

 선견지명(?) 훌륭해.....ㅎ


 허리가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무리였나 보다.. 수업에서 허리를 쓸까 봐 걱정돼서 전날에 하복부 상복부 운동이랑 힙브릿지를 하고 갔는데.. 그게 의미가 있었나 싶다ㅠ


 음파 하는 호흡법과 발차기만 배웠는데.. 발차기를 할 때 상체 근육이 부족해서 몸이 꼴뚜기처럼 왼쪽으로 휘는 느낌이다ㅠ 배로 차야 되는데 자꾸 허리에 신경이 가있어서 그런지 허리로 차는 느낌? 긴장해서인지 발차기가 충분하지 않아서 그런지 상체가 잘 올라오지 않고 지구력(?) 체력(?)이 부족해서인지 쪼끔 가다가 발질이 멈춘다..ㅠㅠㅠㅠ



 어떤 일이던 시작할 때 못하고 바보 같은 게 당연한 건데.. 나의 첫 바보 같음만 견디면 다음 레벨로 넘어갈 수 있는데..ㅎ

 그걸 못 참겠다.. 내가 바보 같은 걸 잘 못 참겠다.


 몸이 예민한 편이라 어떤 운동을 해도 타겟부위를 잘 맞춰서 운동하고 거울을 보면서 내 자세를 다듬었던 나인데..!

 수영장엔 거울도 없고, 물을 먹을까봐 불안하고, 상체는 자꾸 가라앉고, 체력이 딸려서 발질이 멈추고 하니까.. 근육의 감각에 집중이 안되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것저것 다 신경 쓰니까 그래서 안 뜨나, 심플해져야 수영이 쉽나 싶다ㅠ


 거울이 필요해ㅠ 객관적인 나의 상태를 알고 싶다ㅠ




 수영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 천근만근이었다.

 하지만 물 안에서의 기분이 몽글몽글하게 남아서 은은한 들뜸이 느껴지는 게 좋았다.


 다들 수영을 하고 나면 먹을 걸 엄청 먹고 싶다고 하던데.. 나는 정반대였다.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수영이 끝나고 먹은 거라고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 마신 단백질 우유가 끝이었다. 이것마저도 운동 후에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라고 그냥 돈 내고 노동한 거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 급하게 만든 습관이었다.


 집에 돌아와 수영가방을 정리하지도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워 내리 2시간을 가만히 누워서 시체처럼 있었다. 수영이 체력소비가 엄청난 운동이란 걸 수치로만 봤지 몸으로 체험하니 타격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2시간 하고도 30분이 더 흘러, 이렇게 아무것도 안 먹었다간 몸이 나빠질 것 같아서 시리얼을 뒤늦게 먹었다. 자주 하는 생각이지만, 진짜 알약 하나로 끼니가 해결되는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뒤늦게 수영복 얘기를 하자면, 역시 원피스로 사길 잘한 것 같다.

 수영 왕초보들은 무릇 3부나 5부 수영복을 입기 마련인데, 수영을 하다 보면 불편해서 무조건 원피스로 넘어가게 된다더라. 그래서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싶어서 원피스를 구매했다.

 사놓고 여러 가지로 불안했는데 막상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수업을 받으니 움직임도 편하고 다들 원피스를 입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자유형 그리고 배영까지 마스터하고 새 수영복을 나에게 선물해 줘야지!


 사실 월수금 수업에 화목 자유수영 체제로 운영되는 센터를 다니고 있어서 이번주는 수업이 수요일밖에 없다. 그래서 어제 수업 막바지쯤에 강사님께서 왕초보들에게 자유수영을 나올 것을 권유하셨다......

 하지만 나는 결국 귀차니즘을 이기지 못하고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ㅎ


 죄책감이 들기 때문에 운동을 하고 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코어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기 때문에 복근운동과 힙브릿지를 하고 잘 생각이다.


 이제 겨우 시작이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가보자고..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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