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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Jul 14. 2023

진도 욕심을 부렸습니다

물 만난 물고기 되기 프로젝트 12

 빨리 진도를 빼고 싶은 마음을 들켜버렸다.


 하루빨리 배영 팔 돌리기를 배우고 싶어서 자유형을 빨리 끝내고 배영 발차기를 연습했는데, 그날 수업이 끝나고 강사쌤한테 따로 한마디 들었다.

 아직 자유형 계속하셔야 한다고.

 다음 주에 배영 팔 돌리기가 나갈 거긴 한데, 그래도 아직 자유형 더 잡아야 한다고.


 초큼 부끄러웠다.

 진도를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에 자유형을 버려둔 것 같아서.


 다음 수업에서 강사쌤이 다른 수강생한테 자유형 손모양에 대해 강습하는 걸 듣고 내 손모양에 대해서도 여쭤봤다.

 계속 내 손바닥이 물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가는 느낌이어서 손가락이 물 밖에 나와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되냐며.

 강사님은 당연히 안된다며, 손이 물표면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강사님 말을 듣고 집에 가기 직전에 잠깐 연습을 하니 갑자기 잘되던 자유형 팔 돌리기가 이상해지면서 물을 좀 먹었다.

 역시 아직 자유형도 갈 길이 멀었구나..


 그래도 그다음수업에서 “이제 자유형 잘하시네요”라는 말을 들어서 아주 기분이 째졌다 헤헷.




 그리고 그 수업 막바지에 배영 팔 돌리기를 배웠다.

 솔직히 배영 발차기만 할 때는 내가 느리게 가는 게 몸으로 느껴져서 레인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팔 돌리기를 배우고 나니 물에서 슉슉 나가는 게 느껴진다.

 드디어 배영 거북이를 탈출했다!

 아니, 거북이가 싫어하려나? 아마도 물속에서는 거북이가 나보다 빠를 것이다.


 배영은 중간에 한번 버벅되면 제대로 착지했다가 다시 출발해야 하는 게 흠인 것 같다.

 이제 자유형은 극단적이긴 하지만 속도 조절도 가능하고, 물을 먹지 않는 이상 발이 걸리거나 벽이랑 부딪혀도 그냥 쭉 갈 수 있는데, 배영은 아직 까다롭다.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거겠지.

 배영도 더 숙달이 되면 자잘한 에러는 그냥 넘길 수 있겠지?


 배영 팔 돌리기는 호흡이 어렵지 않다 보니, 자유형 팔 돌리기보다는 뭔가 수월한 느낌이다.

 등 뒤로 물을 저어야 하기 때문에 더 불편한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보노보노가 된 것 같아서 더 재밌다.


 또, 자유형 발차기를 할 때는 다리가 뜨끈해지는 느낌은 거의 없었는데, 배영 발차기는 앞벅지가 뜨끈해지는 느낌이 역력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제대로 운동을 한 느낌이고 더 뿌듯하다.


 이제 자유형, 배영 잘 배웠으니까 두 영법 마스터 할 때까지 잘 연습해 보자고요!

 평영 발차기 배울 때까지 열심히 굴러보자고요!!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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