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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ssian Sep 15. 2017

은빛 시베리안 허스키 XXXIII

'새벽 산책 - 허스키의 여름'



 3:47 A.M. 


 실눈을 뜨니 희미하게 보이는 문자들. 햇살이나 엄마가 깊은 잠에서 깨어날까 조용히, 아주 조용히 침실 문을 열고 나선다. 물소리가 새어나지 않도록 세면대 수도꼭지를 살짝 열고 부은 눈으로 양치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구도 깨어있을 리 없는 문밖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아, 너도 깼구나.' 


녀석들은 밤이 되면 동공이 커지면서 훨씬 귀여워진다. 만화 캐릭터들의 눈을 가지게 된달까,


 모두가 잠든 시간의 동반자, 제노였다. 녀석과 함께하는 야심한 밤/이른 새벽 산책은 대낮이나 아침의 산책과는 사뭇 다르다. 산책을 나온 다른 친구들도, 지나다니는 행인의 그림자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인적 견적 드문 공원을 지날 때면 이 털북숭이 아들내미와 나만 세상에 남은 것 같은 기묘한 기분이 든다. 


 이토록 늦은, 혹은 이른 시간임에도 덩치 큰 우리 둘이 꽁냥꽁냥 꾸역꾸역 기어나가는 것은 왜일까. 





아들내미에게... 햇살이의 머리띠를 씌워봤다... 은근 잘 어울린다...


 모기의 습격


 여름이 되고부터 한동안은 저녁 및 야간 산책을 피했다. 모기가 극성을 부렸기 때문이다. 무더위에 반팔, 반바지를 입고 제노를 산책시키다 보면 숨도 가빠지고 땀도 많이 난다. 모기들 눈에는 완벽한 '만찬'이었을 것이다. 일몰과 동시에 신나게 산책을 나갔다가 독기 품고 날아든 모기들에게 두어 차례 대량 헌혈을 하고 나니 차라리 아주 늦은 밤이나 덥더라도 밝은 시간대가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기 퇴치 스프레이를 이용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모기들의 공격이 눈에 띄게 누그러졌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제노의 두툼한 털옷이 부럽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


 제노는 모기에 물려본 일이 거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모기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어디에 침을 꽂아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털이 조금 듬성한 귀나 사타구니 정도를 제외하면 털방패로 뒤덮여 있지 않은 부위를 찾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단 한 차례, 제노가 모기에 호되게 당한 적이 있었다. 산모기에게 코끝을 물린 것이다. 처음으로 모기에 물린 탓 + 피부가 예민한 탓으로 인해 제노의 코는 커다란 망고스틴처럼 부풀어올랐다. 왕주먹코가 되어버린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했지만 거진 일주일 넘게 가렵고 화끈거리는 코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는 녀석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앞으로는 독기 가득한 모기의 계절에는 조금 조심시킬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허스키의 영원한 천적, 무더위

 

 허스키에겐 영원한 천적 수준에 그치지만 그 견주에겐 염라대왕이다. 개는 나가서 친구도 만나고 뛰놀고 냄새도 맡으니 아무리 더워도 결국 산책은 신나는 일정이다. 그러나 섭씨 29~33도를 웃도는 날씨에 묵직한 덩치를 데리고 뙤약볕 아래를 거닐거나 모기가 우글거리는 어둑한 산책로를 통과해야 하는 견주에게 있어 한국의 6~8월 산책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제아무리 외출이 반려견에게 있어 신나는 일이고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라고 해도 막상 불볕 더위와 마주하면 생각이 달라지는 법이다. 정말 뜨거운 날은 제노가 집을 나선 지 15분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며 발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아빠를 올려다본다. 


'그래, 나도 같은 기분이야 제노.'


 무더운 날씨에 꾸역꾸역 제노와 외출하는 내게, "그래도 주기적으로 운동이 많이 되시겠어요~", "일광욕은 정말 많이 하시겠어요~", "바깥공기 쐴 일이 있으셔서 좋으시겠어요~" 등 덕담을 건네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하나같이 옳은 말씀들이지만 머릿속은 에어컨 바람이 빵빵하게 나오는 실내로 뛰어들어가는 그림만을 그리고 있다. 많이 걷거나 뛰니 살이 찔 틈이 없고, 광합성은 과잉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잉여 비타민 D를 온동네에 나눠주고 싶을 정도로)


 물론 허스키와의 여름 산책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여름 산책의 매력 1


여름 산책의 매력 2


여름 산책의 매력 3



  위 세 장의 사진에는 여름 산책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거의 모두 담겨 있다. 사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여름 산책에서 '겪을 수 있는 것' 혹은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불볕 아래에서 더위를 먹는다거나 / 장마철 장대비를 뚫고 산책을 나가 생쥐 두 마리가 되어 돌아온다거나 / 모기들의 만찬에 초대를 받는다거나 / 야심차게 밤 산책을 나갔는데 하필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다거나 / 휴가도 다녀오지 않았는데 이미 시커멓게 그을린 피부로 인해 휴가 잘 다녀오신 것 같다는 인사를 듣는다거나...


 다행인 점은 계절이 돌고 돈다는 것. 여름이 끝나면 허스키 산책에 가장 완벽한 계절인 가을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우리는 어떻게든 한여름 불볕더위와 습기를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햇살이의 잠투정 (아빠 찾기)


 제노와 처음 만났을 즈음 겨우 뒤집기에 성공했던 햇살이는 이제 걸어다니는 것은 물론 온 사방팔방을 다 뛰어다니며 자신의 햇살을 뿜어대고 있다. 처음엔 데면데면하던 제노와도 이제는 서로 익숙해져 함께 뛰놀고 털북숭이 오빠를 열심히 챙긴다(반면 제노는 대부분 멀뚱멀뚱이다 - 암컷 반려견의 경우 모성애가 있어 아이들과 더욱 친숙하게 지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햇살이가 두 돌에 근접하면서 없던 버릇이 생겼다. 바로 밤잠에 들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늘어난 것이다. 예전에는 엄마만 곁에 있으면 금방 깊이 잠들던 햇살이가 부가적으로 '아빠', '제노 주니어 인형', '곰돌이 인형(브라운?)'이 침대에 함께 갖추어져야 비로소 마음 편하게 눈을 붙이기 시작했다. 제노와 함께 저녁 산책을 나가던 시간에 햇살이가 하품을 하며 자러 가자고 아빠 손을 잡고 침실로 이끄니, 결국 햇살이를 곤히 재우고 나온 야밤이나 햇살이와 함께 잠들었다가 저절로 눈이 뜨이는 새벽 3~4시경에 제노와 외출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은 나와 제노가 산책을 나간 사이에 엄마가 햇살이를 재워보겠다고 제노 인형, 곰돌이 인형과 함께 햇살이를 침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제노와 함께 약 10분쯤 산책 중이었을 때, 휴대폰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햇살이 엄마였다. 여보세요? 하니 아무 말이 없다가 햇살이가 우렁차게 "빠빠!" 하고 외쳤다. 이어 햇살이 엄마가 전화를 받더니, "들었지? 아빠 당장 소환하래."     


그렇게 우리는 10분 만에 복귀해야 했다. 이후 고즈넉한 저녁 산책이란 햇살이가 너무 피곤해서 실신하듯 잠든 날에만, 그렇지 않으면 모기 기피제를 잔뜩 뿌린 초저녁 산책으로 대체되고 말았다. 


정말이지, "빠빠" 는 너무나 강력한 소환 주문이다.





그렇게 우린 모두가 잠든 뒤에야 밖으로 나서게 되었네


 늦은 밤 산책의 묘미 (좋은 점)



 심야 산책은 특별하다. 사람도, 개도 없다. 찻길 근처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와 마주칠 일이 별로 없다. 제노는 다른 곳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마음껏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닐 수 있고, 나 역시 조용한 대기 속에서 다른 행인들에 신경쓰지 않고 제노를 편하게 산책시킬 수 있다. 제노처럼 덩치가 있다 보면 아무리 착하고 순둥이같은 녀석일지언정 필연적으로 두려워하는 분들, 그리고 개들을 마주치게 된다. 더욱이 인파나 통행량이 많은 곳, 시간대일수록 견주로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따라서 아무도 주변에 없는 밤공기와 적막감은 산책을 하는 제노와 산책을 시키는 견주인 내게도 편안함과 여유를 선사한다. 


밤에는 왜 놀이터에 아무도 없는 거죠? (그럼 제 세상인가요?????!!!)



 자유


 자유로워지는 것은 우리의 덩치뿐만이 아니다. 주위의 시선으로부터도 조금 편해진달까. 제노같은 녀석을 데리고 다니다 보면 지나다니는 모든 곳에서 주목과 시선을 받게 된다. 긍정적인 경우도, 부정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호불호를 떠난 신기함에 가깝다. 때때로 제노와 함께 술래잡기를 하듯 뛰놀면서 체력을 소진시키거나 고무공을 던져 주면서 함께 뛰어다닐 때면 훨씬 더 이목이 집중된다.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보시는 분들도 있고,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내게 다가와 자기도 한 번 해보면 안 되겠냐고 부탁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에 익숙해졌고, 실제로 시베리안 허스키를 키우려면 익숙해져야만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상황이 매번 반복되다 보면 가끔은 조용하게 둘이서만 마음껏 산책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심야 산책을 하루에 꼭 한 차례 나가면서 그러한 심적인 부분이 충족되어 오히려 낮이나 아침 산책 때 다른 강아지나 관심을 보이는 분들에게 나는 물론 제노 역시 더욱 친화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여유


 새벽 3시나 4시에 제노와 함께 산책을 나가면 어쩐지 무척이나 여유롭다. 얼른 산책을 마치고 들어가서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거나 식사를 해야 한다는 등의 촉박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 한 시간을 여유롭게 거닐고 벤치에 앉아 쉬어도 귀가하면 기껏해야 새벽 4시 반에서 5시 무렵이다. '산책하고 들어가서 무얼 하고, 또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만 한다'는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오히려 귀가한 다음부터 한껏 하루를 준비해도 충분했다. 


 새벽 시간을 이용하고 비교적 늦은 아침에 일어나던 시절에 비해서 하루가 굉장히 길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 수면 시간이나 생활시간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동이 트기 전부터 밖에서 제노와 함께 몸을 풀고 나면 괜히 부지런해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긴 하루, 부지런한 새벽 나들이 따위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야기 - 제노는 새벽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면 발랑 뒤집어져서 다시 쿨쿨...





 늦은 밤 산책의 사각 (나쁜 점)


 심야 산책의 단점을 굳이 사각(死角)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대부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인적이 드물고 어둑한 새벽 산책에서는 대낮 산책에서 마주할 일이 거의 없는 일들과 심심찮게 맞닥뜨리게 된다. 



 지뢰 찾기


 밤 산책로에는 지뢰가 도처에 깔려있다. 양심적이고 매너 있는 견주분들이 대다수이지만 뒷정리를 깔끔하게 하지 않는 분들도 분명 존재하는 까닭이다. 특히 어둡고 주변에 인적이 드문 시간에 나오는 분들 중에는 반려견의 대변을 치우지 않거나 소변을 아무 곳에나 누게 하는 분들이 꼭 있다. 도보 한가운데에 응가를 그대로 두고 가는 분들, 풀숲에 누게 하고는 그냥 가버리는 분들, 심지어 배변봉투와 집게를 가지고 나와 눈에 보이게 들고 다니면서 주변에 사람이 없나 두리번거린 뒤 집게로 변을 집어 길 구석에 버려두고 가는 분도 봤다(집게와 봉투를 가지고 다니는 정성으로 응가를 치우겠습니다...). 야간에는 이 모든 누군가의 비매너 행위가 곧 우리 발아래 깔린 지뢰가 되고 만다. 


 동네 견주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밤 산책에서 개똥 밟는 일이 예사로 일어나다 보니 이젠 '뭉클'한 느낌이 들면 '제발 개똥이 아니어라'라는 생각보다 '제발 작은 개똥이어라'라는 생각이 든다는 분도 계셨다. 새벽 산책 중 제노가 대변을 보겠다는 신호를 보내와서 잠시 휴대폰을 보며 기다린 적이 있다. 녀석이 용무를 마치고 다가오길래 배변봉투를 꺼내 뒷정리를 하러 다가갔는데, 주변에 응가 무더기가 셋이나 있었다. 어느 것이 제노가 낳은 덩어리인지 구분도 안 가고 낮 산책과는 다른 공원의 모습에 놀라 셋 다 챙겨간 봉투들로 치웠다. 기분이 씁쓸했다. 남들이 볼 때는 치우고 안 볼 때는 그냥 두고 가는 분들이 부디 비싼 신발 신고 외출해서 자기 개가 전날 싸 둔 응가를 꼭 밟으셨으면 좋겠다.


 아참, 잊을 뻔했는데 취객들의 토사물도 정말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지뢰들 중 하나다. 



 밤의 무법자들 


 이렇게 밤늦게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는 도시는 세상에 몇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인적 드문 심야는 대낮보다 위험한 시간인 법이다. 덩치가 멧돼지만 한 제노와 덩치가 멧돼지 주인만 한 나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부침을 겪은 적이 없지만 만일 햇살이나 아내가 혼자서 새벽에 개를 데리고 산책을 매일 나가겠다고 하면 나는 쌍수를 들고 반대할 것이다. 굳이 나가야 한다면 함께 따라나서거나 밝은 시간대에 다녀오라고 할 것이다. 


 이는 꼭 밤길이 위험하다기보다 이제껏 제노를 데리고 다니면서 남성 견주와 여성 견주가 같은 상황에서 전혀 다른 일들을 겪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한 경험에 기반한 것이기도 하다. 나중에 따로 글로 편성할 주제이긴 하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성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무례하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한 번은 골든 리트리버를 데리고 산책 나온 여자분에게 그렇게 큰 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뭐하는 거냐고 무안을 주며 시비를 걸던 분이 있었다. 그 골든 리트리버는 제노와 친한 친구였다.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반가운 마음으로 친구를 기다리던 제노가 나와 함께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가자 시비를 걸던 남성분은 우리를 흘깃 보더니 헛기침을 하면서 황급히 자리를 떴다. 리트리버 견주분은 '자주 있는 일'이라며,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만다고 하셨다. 황당한 점은 그 '자주 있는 일'이 이제껏 나와 제노가 함께 한 수천 번의 외출에서는 단 한 차례도 발생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치안적인 부분에서의 불안 요소가 바로 심야 산책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생긴 건 이래도 태어나 물어뜯은 건 고무로 된 새밖에 없다구요.."


털북숭이 아들내미가 울트라 말괄량이 햇살이에 의해 (발가락으로) 밀려나고 있다




 오랜만에 제노 이야기를 연재하게 되었다. 제노도 나도 더위에 매우 취약한 탓에 여름 내내 헥헥거리느라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어쩌면 지나치게 여름휴가를 당겨 쓴 후유증이었는지도..). 어느덧 지겨운 장마와 불볕더위가 지나고 가을이 되어 있다. 코앞에는 제노의 세 번째 생일이, 그다음 달에는 햇살이의 두 돌이 다가와 있다. 어쩜 이렇게 시간이 순식간에 휙휙 흘러가버리는지 모르겠다. 


 요즘 들어 잠든 햇살이의 모습이 부쩍 컸다. 어제와 다르고 한 달 전과는 완전히 다른 아이처럼 느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 소중한 시간들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버릴 것만 같아 속상하다. 반면 완연한 성견인 제노는 이제 그 모습이 크게 변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녀석의 짙푸른 어릴 적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속상하다. 이처럼 무언가는 계속 변할 것이라서, 무언가는 변치 않을 것이라서 느끼는 아쉬움을 하나하나 끌어안는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부모가 되어가고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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