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라는 감정

사실은... 좋아해요.

by 오공부

나는 질투가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동시에 질투하는 나 자신을 오랫동안 싫어했다. 나에게 티끌만큼도 피해를 입힌 적이 없는-대부분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질투하는 것이 큰 잘못을 저지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질투라는 감정의 뿌리에 좋아하는 마음이 깃들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나서부터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깨닫게 된 계기는 질투라는 감정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하는 감정으로 자리 잡는 것을 나 스스로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질투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내가 그 대상을 좋아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내가 질투하는 대상은 재벌 2세도 아니고 40대의 나이에 20대의 외모를 한 연예인도 아니다. 그들이 가진 것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위대한 작가도 질투의 대상은 아니다. 그들이 가진 재능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긴 하나 작품을 접하며 압도될 때엔 그저 감사하고 감동할 뿐, 그 외의 감정이 들어올 틈이 없다.

내가 질투하는 대상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며 잘하는 데다가, '엄마'인 사람들이다.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아니, 저렇게 살면 애는 대체 누가 봐?'라고 쓸 데 없는 걱정을 해줄 정도로 육아 외의 일에 열정을 쏟는 사람들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아이를, 엄마라는 직업을 끔찍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너무나 되고 싶은데 아직 되지 못해서 속상한 와중에, 이미 그렇게 살고 있어서 나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럽고 질투가 난다. 한때는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불편해서 질투의 대상을 아예 보지 않으려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삶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이 나에게 이로운 자극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질투하는 내가 지질하고 못나 보이지만, 실은 내가 그 대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들처럼 되고자 발버둥 치며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질투를 하는 것이었다. 질투는 파도처럼 훅 밀려오긴 해도 언젠가는 거품처럼 사그라질,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다. 결국 나는 그 대상을 좋아하게 될 것임을 이제는 안다. 나와 지향점이 같은 동지라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진다. 많은 사람들 중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가 많다는 것은, 나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되어주는 것 같아 기쁘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질투해서 미안해요,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서 그랬어요.

사실은...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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