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회피 기질 외계인들은 늘 생각이 많아
"우리 외계인은 충동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진 않아요. 오히려 조심스러운 편이죠. 겁이 많아서 과감하게 뭘 하지를 못해요. 근데 엄청 예민해요. 기분이 좋았다가도 생각했던 거와 다르거나 새롭고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만나면 엄청나게 거부해요.. 화를 내기도 하고요."
우리 외계인은 왜 이렇게 예민하나. 왜 이렇게 겁이 많나.라고 생각하셨다면 비밀은 '감정의 뇌' 속의 편도체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 감정의 두려움을 처리하는 중심지인 편도체는 상황에 대한 위험, 안전 및 친근함을 판단하는 기관으로,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만나는 자극에 대한 감정적 가치를 평가하며 이러한 판단을 신체로 전달한다. 즉,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이는 생존에 있어 적신호가 켜진 것이므로 편도체는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며 생존을 위해 피하라는 신호를 계속 보낸다.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호흡이 가빠오는 교감신경의 반응은 이렇게 위험하니 대피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때로는 그 공포감이 너무나 극심하여 외상 수준일 경우, 편도체는 지나치게 과활성화 되며 따라서 이성적인 인간의 뇌의 기능은 하나도 적용되지 않고 상황에 대한 현실적 판단을 하지 못한 채, 그저 격분하거나 겁에 질려 펄펄 뛰고 그 자리에 얼어붙게 된다.
만약 우리 외계인이 어떤 새로운 상황을 만났을 때 몸이 경직되고 굳으며 울거나 화내며 온몸으로 거부하는 반응을 보인다면 이성적인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한 채 그저 이 상황을 생존이 달려있는 위험 상황으로 지각하는구나라고 이해해야 한다. 외계인에게는 이 상황이 나의 안전을 위협한다. 뭔가 큰일이 생길 것 같고, 그것은 나를 위험하게 만들 것 같다.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다음 설명의 대부분이 우리 외계인에 대한 설명이라면 우리 외계인은 위험회피형 기질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확한 판단은 TCI 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권한다)
• 어떤 일을 실제보다 더 나쁘거나 위험한 것으로 상상한다.
• 수줍음이 많다.
• 여러 사람 앞에 나서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것을 두려워한다.
• 낯선 사람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 낯선 곳에 들어설 때는 긴장하고 무서워한다.
• 낯선 상황에서는 부모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않으려고 했다.)
•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느끼면 쉽게 불안해한다.
첫 번째는 왼쪽 편도체 일부의 부피가 위험회피 점수가 높을수록 부피도 커진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우리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감정 수면 식욕 등의 조절에 관여하며 행복감을 느끼게 하므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활성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즉, 위험회피형 외계인은 분명 편도체 일부의 부피가 다른 외계인에 비해 크므로 공포감을 훨씬 더 민감하게 지각하게 된다. 따라서 편도체가 크면, 행동이 가져올지 모르는 부정적인 결과에 주목하고 예상하며 더 큰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 때문에 행동을 주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세로토닌은 뇌의 억제 체계(근육 경직과 얼음 반응)를 활성화하여 위험한 상황이나 자극을 피하도록 돕는데, 위험회피기질이 높을 경우 세로토닌 활동 수준이 높은 편이며, 그로 인해 예기불안, 우울, 불확실성에 대한 높은 공포를 경험하기가 쉽다.
앞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예기불안,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 낯선 사람과 낯선 상황에 대한 두려움, 활력이 적고 쉽게 피곤하고 지치는 경향성으로 특징 지워지는 위험회피형은 위험하거나 혐오스러운 자극에 접하면 행동이 억제되고 위축되는 유전적인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 즉 처벌이나 위험이 예상될 때 이를 회피하기 위해 행동이 억제되며 이전에 하던 행동을 중단하는 기질적 경향성으로 인해 조심성이 많고 잘 긴장하며 겁이 많고 안전을 중시하며 수동적이다. 다른 사람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걱정이 많고 비관적인 경향을 보인다. 불확실한 상황이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많고, 많은 사회적 상황에서 위축되고 수줍어한다. 에너지 수준이 낮아서 자주 피곤해하고 쉽게 지친다.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고 비판과 처벌에 민감하다.
위험회피형의 큰 장점은 위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미리 세심한 대비를 하기 때문에 위험이 실제 현실로 나타날 때 사전 계획과 준비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단점은 위험이 현실적이지 않을 때에도 불필요한 걱정을 한다는 것이다. 만약 위험회피가 낮다면 이 외계인은 걱정이 없고 이완되어 있으며 과감하고 용기가 있으며 위험하다 여겨지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고 낙관적인 경향을 보일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사회적 상황에서 사교적이며 대담하고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기술되며, 에너지 수준이 높은 경향을 보이고 타인에게 역동적이고 활발하다는 인상을 준다.
끊임없이 위험경보를 키우는 위험회피형, 그래서 설명과 설득을 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에 있어 다른 외계인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에너지가 드는, 때로는 자지러지듯, 때로는 굉장히 반항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며 이성을 잃는, 불안 공포 반응이 잦아서 어떤 외계인은 새로운 시작에서 함묵을 하기도 하고 어떤 외계인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또는 공황증상처럼 생리적인 반응의 압도감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사회 뉴스에서 공포 불안과 관련한 뉴스에 민감하게 자극이 되어서 일상의 공포 불안이 증가하거나 끊임없이 지구인에게 지금이 불안하지 않은 상황인지에 대한 확인을 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구인으로 하여금, 이렇게 불안해서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겠어 라는 걱정을 갖게 하며, 매우 취약하구나 라는 인상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또는 얼굴 표정도 경직되므로 자칫 불쾌하고 화나있는 표정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상당히 지구인에게 의존되어있고 일상에서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기질적인 억제 체계가 활성화 되어 민첩한 판단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므로, 지구인이 대신 선택해주거나 주도적으로 이끌고 싶어진다. 또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지구인이 모든 것을 계획한 대로 외계인은 그저 수동적으로 해나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 과정에서 외계인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기에 행동에 대한 동기가 약화될 수 있고, 스스로 할 수 없다는 스스로에 대한 취약함을 느끼면서 더욱 지구인에게 매달리고 의존하는 경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런 위험회피형 외계인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지구인 역시 자극추구형 외계인 자녀의 지구인만큼 만만찮게 양육 만족도가 낮다.
잘 달래어서 한번 시도했다 해도 이미 편도체에서 위험으로 각인이 된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비슷한 상황과 비슷한 자극을 만났을 때 자꾸 재연되고 공포 반응이 반복돼서 보여진다. 이젠 괜찮겠지 싶은데 또 그런다. 이런 반복적인 반응은 당연히 지구인을 지치게 만들고, 이렇게 겁이 많아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위험회피 외계인은 이렇게 맨날 공포감에 젖어서 살게 되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뇌의 지도가 다르다는 것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편도체의 활성화가 같은 상황을 만났을 때 잠잠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뇌는 천천히 발달 속도에 맞게 성장한다. 사춘기를 맞이한 외계인의 편도체 활성은 더욱 폭발적이 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의 뇌인 이성적 판단의 전두엽 기능도 성숙해 나간다. 따라서 위험한 상황을 만났을 때 다양한 대처기술이 쌓이게 된다. 이건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야라고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하고, 여러 번의 연습을 통해 이전보다 덜 공포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한번 큰 숨을 쉬어 보기도 하고, “잘할 수 있어. 많이 연습했으니 연습한 만큼 하면 돼”라고 스스로 자기 말을 함으로써 이완해 나갈 수 있게 되면서 훨씬 다양한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고 이겨나갈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연구들은 위험회피기질이 우울, 불안에 취약한 기질임을 밝힌다. 앞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예기불안,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 낯선 사람과 낯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더 많이 느끼는 위험회피기질은 당연스럽게 다양한 새로운 사회적 기술적 경험에 노출되기를 회피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스스로가 새롭고 불확실한 상황에 부딪히며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을 키울 기회와 경험을 통해 배워나가고 유능감을 느껴나가는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위험회피기질 외계인은 자기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발표할 때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더듬고, 새로운 사람이나 모둠 활동에서 제대로 말을 잘 못하는 나 자신은 그저 바보 같고 겁쟁이 일 뿐이다. 따라서 자기 스스로를 부족하지만 이 만하면 괜찮은 나로 받아들이는 자기 수용도 낮고, 자기 스스로 능력이 있고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 스스로의 노력으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기 지각인 유능감도 떨어지므로 취약한 기질은 더욱 부각되어 버린다. 회피하는 일은 점점 더 많아지고 그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자기 비난과 미움은 증가한다. 이 레퍼토리는 위험회피 외계인의 늘상 반복되는 일상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위험회피기질은 그 자체가 병리적인 것이 아니다. 위험회피기질이 환경적으로 적절하게 수용되지 못했을 때 생기게 되는 자기 비난과 낮은 유능감이 위험회피기질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우울 또는 불안과 같은 정신병리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위험회피 기질은 소중한 우리 외계인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소중한 강점은
신중성, 공정성, 개방성, 안전성이다.
신중성은 조심성을 말한다. 우리 외계인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사람이며 대체로 신중하게 선택한다. 나중에 후회할 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편이며 그렇기 위해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몸이 경직되고 말을 아낀다.
공정성은 공평성과 정의로움이다. 모든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하고자 하며 나의 사적인 감정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결정을 흐리지 않으려 하며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 한다.
개방성은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를 말한다. 즉, 충분히 생각하고 모든 측면에서 검토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성급하게 결론 내리기보다 확실한 증거에 따라서 결정을 내리려 한다. 따라서 우리 위험회피 외계인은 결정이 매우 오래 걸릴 수 있고 그 모습이 답답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의 하나의 경우의 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시간이 필요하구나 라는 이해의 시선이 필요하다.
안정성은 신체적 정서적 위험이 닥칠 수 있는 일을 피하고자 하며 자신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위험회피기질은 당연히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 나가게 된다. 반복되고 지루할 수는 있으나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매뉴얼을 지켜야 하는 업무나 안전을 위해서 여러 차례 심사숙고해야 하는 일, 정확하게 틀림없이 일관되게 전달해야 하는 일 등에서 우리 외계인은 빛과 소금의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가치로운 이 기질을 더 격려해 주고 귀하게 여기는 지구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자기를 수용하는 것은 결국 자기를 수용해 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게 된다. 나의 가치는 나를 가치롭게 여기는 사람을 만났을 때 비로소 발견된다. 이 또한 앞에서 이야기한 코헛의 거울 자기 대상 개념이 다시 소개되는데 위험회피 외계인에게는 특히 인정과 지지를 받고 싶은 외계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대상이 매우 필요로 된다.
또한 우울 불안으로 인한 병리적 감정에 취약한 외계인에게는 무엇보다 나의 강점, 나의 무기를 잘 기억하게 하는 과정이 가장 필요로 되어진다.
그리고 이 무기를 회피하지 않고 부딪히고 오랫동안 가꿔서 더 잘하게 된 성취경험이 중요하다.
결국 이러한 성공경험들이 만나서 우울과 불안으로의 경로로 갈 가능성을 낮추고 자신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자부심 있게 세상에서 펼쳐나갈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험회피외계인을 둔 지구인들이여, 섬세하고 민감한 우리 자녀에 대해 자부심을 갖자. 그리고 이토록 민감한 자녀를 키워내고 있는 지구인 자신에게도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자.
우리 외계인은 이런 말을 자주 들어야한다.
늘 행동보다 생각이 먼저,
너의 신중함은 세상의 빛이란다
세상이 무섭구나.
그럴 수 있어. 그래도 괜찮아.
그런 너도 괜찮아.
나는, 내 자녀는 위험회피형인가요?
우리 아이는 위험회피형입니다. 새로운 것의 시도가 늘상 자지러짐으로 인해 중단되고, 별말도 아닌 것에 토라지고, 새롭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얼음이 되어요.
그래도 나름 공부했다고 많이 기다려주고 안아주지만 가끔은 시간에 쫓길 때 같이 날카로워지는 저를 봅니다. 그래도 어린이집 잘 다니면 된거지요. 그래도 이 만하면 괜찮은 양육자라고 위로해줍니다. 양육은 장기전이니 벌써부터 나를 자책하며 지치면 안될테니까요.
자기 수용과 유능감이 높다면 위험회피는 훌륭한 자원이 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위험회피기질이 환경적으로 적절하게 수용되지 못했을 때 생기게 되는 자기 비난과 낮은 유능감이 위험회피기질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우울 또는 불안과 같은 정신병리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요,
위험회피기질의 소중한 강점은 신중성, 공정성, 개방성, 안전성입니다. 늘 행동보다 생각이 먼저인 위험회피형 자녀는 이런 말이 많이 필요해요.
“너의 신중함은 세상의 빛이란다”
“세상이 무섭구나, 그럴 수 있어. 그래도 괜찮아”
참고문헌
기질 및 성격검사(TCI) 매뉴얼
기질 및 성격검사(TCI) 성격프로파일에 따른 대학생의 주관적 안녕감 연구, 2020, 김민진, 석사학위논문
정신치료의 신경과학, 학지사
몸은 기억한다, 을유문화사
https://www.yna.co.kr/view/AKR20180907039800009
Volume of left amygdala subregion predicted temperamental trait of harm avoidance in female young subjects. A voxel- based morphometry study, Tetsuya lidaka 외, 2006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3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