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손길은 충성을 불러온다

평범한 남자 EP 43 (개정판)

by 글짓는 목수

"部长~应该找新的开发担当才对吧?" (부장님~ 개발 담당은 새로 뽑아야 되는 거 아녜요?)

"恩... 现在营业部门也没有什么事嘛" (뭐 너 지금 영업 일도 없잖아)

"可是我不是来这儿做这事儿的" (그래도 제가 여기 이 일을 하려고 들어온 게 아닌데요)


린주임은 술 한잔과 깊은 한 숨을 번갈아 가며 마시고 내쉰다. 그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느닷없이 닥친 재앙에 하소연할 곳을 찾다 결국 나에게 찾아왔다.


퇴근 후 술자리를 제안해온 것이다. 북방 사나이와의 술자리는 공포에 가깝다. 또 술로 시체가 될지 모른다. 난 음주 치사(飮酒致死)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그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찌감치 맥주를 주문했다. 그는 연신 빠이주를 들이키며 건배를 제안한다.


"部长~干杯!"(부장님 원샷!)

"随意吧"(적당히 마시자~)

“男子汉干就干”(사나이면 원샷이죠)


‘깐베이(干杯)’를 외치며 잔을 비우는 그의 건배 제의에 얍삽하지만 맥주잔에 목만 축이며 그의 얘기를 들어준다. 그래야만 살아서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 담당으로 회사에 입사한 그는 사실 입사 이후 이렇다 할 실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공장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고 영업이라고 해봐야 정해진 고객(양주 조선소)의 물량을 받아오는 일이라 맨땅에 헤딩하듯 고객부터 찾아 나서야하는 개척 영업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이미 양주 조선소 구매팀과 일년치 야드(yard)를 채울 수 있는 데크하우스(Deck House: 선원 거주 아파트)의 물량과 가격에 대한 협의가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그 협의라는게 실효성 있는 계약서는 부재한 구두상의 계약일 뿐이었다. 조선소 구매에서 얘기했다던 물량도 그 실체를 증명할 길이 없다. 실 계약은 공장이 완공되고 나서 작성한다는 기약없는 약속을 해 놓은 상태다. 현재 그는 한마디로 할 일이 없는 상태였다. 그냥 놀고먹으면서 월급만 받는 파라다이스를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이 그에게 떨어진 것이다.


그는 대련에 꽃다운 아내와 배 속의 아이를 두고 혈혈단신 이 먼 양주까지 날아왔다. 대련의 중국 선박 중공(CSSC)의 영업파트에서 2년 정도 경력을 쌓고 자사의 헌팅으로 이곳까지 넘어왔다. 태평양그룹 또한 남방 쪽에서 규모가 상당한 조선계열 그룹사였고 적지 않은 급여를 제시한 탓에 그도 큰 결심을 하고 내려온 것이었다.


"部长! 船厂真的能开工吗?"(부장님! 정말 공장 착공은 할 수 있는 겁니까?)

"应该是吧 "(그래야겠지)

"男子汉说话算话你知道吧?"(사나이는 뱉은 말에 책임지는 거 아시죠?)

"恩..."(응...)


억지로 나오려는 말을 삼키고 고개만 살짝 끄덕이며 남은 맥주잔을 비우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역시 진정한 영업인다운 모습이 엿보인다. 술에 취해서 하는 말속에도 뼈가 있다. 의리와 신용이라는 신념적 가치로 나를 유혹한다. 돈과 물질의 유혹이었다면 더 쉽게 뿌리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혈기 왕성한 나와 그는 아직까지 성공으로 가는 길은 자신의 능력과 믿음이라고 자신하는 듯하다.



"林主任你又能干又话畅去哪儿都能活着"(린주임은 말도 잘하고 능력도 있고 어딜 가서도 살아남을 거야)

"我想和您一起活着"(전 부장님과 같이 살아남고 싶습니다.)


녀석의 감성적인 멘트가 결국 나를 흔들고 말았다. 이성이 꾹꾹 누르고 있던 감성이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其实我有个秘密跟你说..."(사실 린주임에게 할 비밀 얘기가 있는데...)

"男子汉之间保密到死!"(사나이들끼리의 비밀은 죽음까지 가져가야죠!)


나는 그에게 이직을 제안했다. 마침 연태(烟台)의 DB중공업이 영업 쪽 인원이 충원 중이라는 소식을 얼마 전 연태DB중공업의 정보통을 통해 들었다. 본사에 있을 때 그룹사 관리업무를 통해 해외 계열사 곳곳에 나의 네트워크 심복들을 심어놓았던 것이 이럴 때 빛을 발한다. 나의 안테나는 중국 각지에 뻗어 있다.


연태는 그의 고향인 대련과 더 가깝고 한국 독자 기업이고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계열사 중 하나였다. 물론 선박 기계류 사업이다 보니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는 태평양그룹에 비할 수는 없지만 현재 연태의 D조선소의 선박크레인 물량을 독점 중이고 산동성의 여러 중대형 조선소로 영업을 확장하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에게는 도전적이면서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적극 권유를 했다.


"嗯...您为什么给我这个建议"(음... 왜 갑자기 그런 제안을...)

"因为我把你当作好友"(널 좋은 친구로 생각하니까)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맥주잔에 빠이주를 가득 채우고는 큰 소리로 한마디 외치더니 벌컥벌컥 한 숨에 들이마신다. 그 한마디가 나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옛날 천하를 호령하던 군신(君臣)들의 의리가 이런 느낌일까?


"遵命!"(명령 받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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