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본의 제1회 일본 감동대상 수상작으로 “하야마 아마리”라는 여자의 1년간의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쓴 에세이이다.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에서 드라마 '미생(未生)'의 안영이 극 중에서 읽고 감동받아 화제가 됐었다.
주인공 “아마리”는 ‘나머지 혹은 여분’이란 뜻에 이름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주인공은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가 주체가 되지 못하는 여성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삶에서 단 한 가지 목표가 있다면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전업주부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 꿈은 남자 친구의 예상치 못한 이별통보로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남자 친구를 통해서 꿈꾸던 자신의 미래가 사라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남에게 맡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까지 병으로 쓰러지게 되고 삶의 목적을 상실한 슬픔 속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는데, 우연히 TV 속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1년 뒤 오늘 서른 살의 생일날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화려한 마지막(죽음)을 준비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죽음을 결심한 아마리에겐 두려운 것은 없다. 오직 1년 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최고의 순간을 위해 돈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며 모든 생각과 행동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낮에는 회사에서 계약직 파견사원으로, 밤에는 호스티스로, 주말에는 누드모델로 이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감행한다. 목표를 향한 확고한 신념과 제한된 시간이 그녀의 환경과 일상을 바꾸어 나가고 있었다.
드라마 미생(未生) 중에서 꿈을 가로막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안정이다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은 취업난에 허덕이면서도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경향이 강하다. 도서관마다 공무원, 교직원 등 국가고시 공부에 모든 것을 내던진 많은 젊은이들이 동영상 강의와 문제집 풀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신의 꿈은 포기한 채 안정적인 직장만을 찾아 움직일수록 그들은 더 큰 시련을 맞이 할 수도 있다는 걸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한다면 한국은 5년 안에 몰락할 것이다”
- 짐 로저스 (Jim Rogers), 미국 금융인 -
전설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재작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노량진 고시촌의 젊은이들의 생활 모습을 보고 했던 말이다. 열정과 도전정신의 상징인 청년들이 다들 공무원이 되려는 나라의 미래가 밝을 수 있을까? 책 속에 아마리의 변해가는 모습은 나와 우리 사회 젊은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나는 내가 살아왔던 환경에서 벗어나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이 곳에서 벗어나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과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나의 모습 때문에 나의 삶의 소중한 시간들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지만 나는 변함없는 안정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였던 아마리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며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시련으로 여겨졌던 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사실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옛말에 죽기로 마음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이 이 에세이와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목표가 뚜렷하면 가는 길을 멈추지 않는 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생기는 새로운 인연과 배움이 또 다른 길을 만들어 주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성장의 과정이다.
우리는 세상에 놓인 여러 갈래의 길 위에서 항상 어떤 길로 갈까 고민하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가는 길, 과거 선배가 걸어온 길, 부모가 걸어온 길 등, 타인이 지나온 길만을 따라가려 한다. 모든 이들이 한쪽 길만을 향해 달려간다. 그 길은 1등부터 꼴찌까지 순위가 매겨지는 치열한 경쟁의 길일 수밖에 없다. 모든 이들이 사방(四方)으로 퍼져나가면 모두가 1등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두렵고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경험은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해보지 못한 유일한 경험이 될 수 있고 자신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우리 인류는 항상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고 도전하면서 발전해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남들이 지나왔던 과거의 안정적인 성공의 길은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 버렸다. 모두가 같은 길로 달려가는 것은 지극히 위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사상 유례없는 실업과 저성장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과거 일본이 거쳐왔던 잃어버린 10년의 경제 불황이 우리에게도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다. 정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겠지만, 아울러 청년들도 현실에 자책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주인공처럼 인생의 끝(목표)과 데드라인을 세우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YOLO (You Only Live Once)
요즘은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문화다. 한 번뿐인 인생에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며 살지 말자는 분위기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도 결혼, 내 집 장만은 꿈같은 얘기일 뿐인 현실에서 이루지도 못할 꿈을 좇는 것보단 적당히 벌고 그때그때 자신에게 보상하면서 사는 것을 선호한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청년들의 꿈마저 앗아가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런 환경적인 문제들만 탓하며 나의 인생의 여정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길 위에 올라선 자는 계속 걸어야 한다.
내 꿈과 목표로 향해가는 과정 속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표의 달성 여부도 중요할 수 있지만 그 목표를 향해 달려온 과정 속에서 경험한 것들이 더 소중한 것이다. 그 경험들이 다음 목표를 향한 밑거름이 되고 나를 더욱더 성장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아마리가 목표를 향해 계속 달려온 과정 속에서 새 삶의 희망을 얻은 것처럼 말입니다.
책은 목표와 기한의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고 있다. 목표가 있는 삶은 방황하지 않는 법이다. 아마리는 인생에서 마지막 목표(200만 엔 모으기)와 기한(1년)을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전략을 세우고 행동으로 하나씩 실천해 나감으로써 1년 뒤 새로운 “아마리”로 거듭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보자"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중에서 -
무엇이든지 행동하지 않는 자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당장 일어나서 무엇이라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작은 움직임이 바로 나중에 이룰 큰 변화의 불씨가 될 것을 믿어야 합니다.
작은 촛불 하나가 모이고 모여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작은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