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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씻는 샘물

발리에서 생긴 일 ep23

by 글짓는 목수

“톡톡”

“哦,Karek! you wake up?”(어 카렉! 일어났어?)

“Peiyun, why you get up early like this?”(페이윈,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한 편의 일기 같은 에세이가 마무리될 즈음이었다. 음악으로 가득 찬 세상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카렉이 나의 노이즈 캔슬링 해드폰의 플라스틱 덮개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소리였다. 그 소리와 함께 나는 가상에서 현실의 시공간으로 돌아왔다.


“What time now?”(몇 시야?)

“Now 06:30.”(이제 6시 반이야)


창 밖에는 하늘과 땅의 어둠의 색 대비가 짙어지고 있었다. 동이 막 트기 시작할 때 땅 위는 가장 어두운 법이다.


“Karek, you must be a hard time last night, right? What time did you guys come? ”(카렉, 어젯밤에 고생 많았지?, 근데 몇 시에 들어온 거야?)

“We came back after midnight.”(새벽 12시 넘어서 들어왔어)

“Hugh, I guess so, she must be drunken last night.”(휴~ 역시, 웬웬 또 술 많이 마셨지?)

“Well… Well... I managed to stop her from continuing to go all the way to his hotel and drink more”(음… 좀 계속 그 남자 숙소까지 가서 더 마시려고 하는 걸 간신히 말려서 데려왔어)

“I’m so sorry for that I asked you a hard favor.”(미안해 내가 힘든 부탁을 계속해서)

“This is for you. Please take it”(자, 이거 받아)


나는 노트북 가방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카렉은 봉투를 안을 들여다보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Hugh, what is this?” (헉, 뭐야 이건?)

“I told you before, I’ll make it up to you if you take care of her.” (내가 저번에 말했잖아 웬웬 좀 잘 챙겨달라고 그럼 사례하겠다고)

“It’s Ok, I already got all the money for tour guide from Wenwen.”(괜찮아 나 이미 웬웬한테 가이드 비용은 다 받았어)

“This is for extra, Don’t tell Wenwen”(이건 내가 따로 주는 거니까 웬웬한테 말하지 말고)

“But this too much.”(아니 그래도 이건 너무 많은데…)


카렉은 봉투 속에 들어있는 지폐뭉치를 보고는 어쩔 줄 몰라했다. 카렉은 여태껏 가이드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Where we go today?”(오늘은 어디 갈 거야?)

“What? Well… Let me check the schedule for today”(어? 음 어디 보자 오늘 스케줄을 좀 확인해 볼까)


카렉은 핸드폰을 드려다 보며 여행 스케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우부드는 계획에 없던 곳이라 모든 여행 스케줄을 카렉에게 맡겼다.


“Is there any place where I can purify my tired body and mind?” (어디 이 답답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그런 곳은 없나?)

“Oh! I thought of a good place! (오! 그래 있지)

“Where?”(어디?)

“Here in Bali, there is a spring water that washes the soul, and you can be reborn by soaking yourself in that spring water, and here, the Balinese are all born once in their life, and they believe that the spring water purifies and heals the soul, and they are reborn” (여기 발리에는 영혼을 씻는 샘물이 있어, 그 샘물에서 몸을 담그면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지, 여기 발리인들은 다들 태어나서 한 번쯤은 그 샘물에 몸을 담그지, 그 샘물이 영혼을 정화하고 치유한다고 믿어,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거지)

“Really, that's really interesting, take me there.”(뭐, 그런데가 있어? 와 정말 흥미로운데, 나 좀 거기에 데려가줘)

“No problem, but I think Wenwen is not mobile today”(그래, 문제없지, 근데 내가 볼 때 웬웬은 오늘 움직이기 힘들 거 같은데…)


방안에선 웬웬의 코 고는 소리가 술 냄새와 함께 거실까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오전 중으로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Let move without her today “ (오늘은 우리 둘이 움직이자)

“Ok let go to the place early in the morning, there’ll be crowded afternoon.” (그래 오전에 서둘러 갔다 오자 오후엔 거기에도 사람이 많아서 번잡하거든)

“Ok”


나와 카렉은 간단히 토스트로 아침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섰다. 화창한 아침이었다. 이른 아침이라 한산하다. 그렇게 나는 영혼을 씻으러 향했다. 그 샘물은 깊은 숲 속의 한 사원에 있었다.


“You can't show your skin from here” (여기선 살을 드러내면 안 돼)


사원의 입구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사롱(Sarong)이 비치되어 있었다. 나는 노란색은 사롱을 허리에 둘러서 반바지 아래 다리를 가리고 민소매에 드러난 하얀 어깨를 하얀 천으로 덮었다. 사원 안의 풍경은 신비로웠다. 불교의 사원과는 또 다른 신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 보는 건축물과 조형물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나는 사진 찍기와 감상하기를 동시에 하느라 바쁘다. 마치 하늘로 솟은 쵸코 삼각 케이크를 반듯하게 칼로 잘라서 나눠 놓은 듯한 탑 사이의 문을 지나자 카렉이 말했던 샘물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윤기 있는 초록색 사롱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이 연못에 몸을 담그고 신비한 형상의 조각상에서 나오는 샘물을 머리로 맞고 있었다.


“It’s right here, this pool is where people are baptized with water”(여기야, 이곳에서 사람들이 물로 세례를 받지)

“Wow, it’s amazing, there are many spring water pouring down”(와~ 신기하다, 쏟아지는 샘물이 많네)

“You should get total 12 times water washes”(총 12번의 물세례를 받아야 해)

“Hugh~ 12 times?”(헐~ 12번이나?)


줄을 선 사람들은 연못 한쪽 끝에서 시작해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12번의 물줄기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12이라는 숫자는 발리 힌두교가 우주의 법칙과 맞닿아 있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각각의 분수대는 각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Well, the six fountains represent the purification of the body, mind, soul, evil, emotion, and spirit, and the next six are blessings and protection, regeneration and renewal, love and mercy, wisdom and insight, harmony and balance, and spiritual perfection in the last fountains ”(처음 6개의 분수는 신체, 정신, 영혼, 악, 정서, 정신의 정화를 상징하고 그다음 여섯 개는 축복과 보호, 재생과 갱신, 사랑과 자비, 지혜와 통찰, 조화와 균형 그리고 마지막 분수에서 영적인 완성을 이루는 거야)

“Wow ~ there are a lot of meanings, I can’t remember.”(우아~ 대박, 이런 깊은 뜻이 기억하기도 힘들 구만 하하하)

“Because it’s morning time, the water is pretty cold I think, is it Ok with you?”(근데 아침이라 물이 많이 차가울 거 같은데 진짜 물세례 받을 거야?)

“Yes, I want it. I need to be purified and reborn”(응, 해보고 싶어 나도 정화가 필요해, 다시 태어나고 싶어)


카렉은 나를 안내해 물세례를 위한 사원에서 제공하는 초록색 카롱으로 갈아입게 해 주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카렉의 손에 무언가 들려 있었다.


“This is the offerings named by ‘Canang Sari’ for God. You just pray for God with it here. And than you go to the pool.” (이건 ‘카닝 안’이라고 신께 바치는 재물 같은 거야, 넌 여기서 이걸 들고 기도를 한 후에 물에 들어가면 돼)

“Ok, I see” (오케이 알았어)


야자수 입 위에 꽃과 쌀 그리고 향 같은 것들이 올려져 있었다. 나는 그것을 두 손으로 들고 속으로 기도를 했다.


‘’上帝啊~我认为不是我写的, 而是都你写的。 我相信通过我写的是你想通过我做的事情。 请您让我继续写下去吧。虽然不知道你想写的是什么 ‘(하나님~ 제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를 통해서 쓰는 것이 당신께서 저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일이라 믿습니다. 쓰는 것을 멈추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당신이 뭘 쓰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기도를 마치고 연못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연못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 남자가 보였다. 앞 줄에 서 있는 그는 분명 어젯밤에 나를 구해준 그 남자였다. 그도 초록색 사롱을 입고 연못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줄의 앞 쪽에 있어서 말을 걸 수가 없었다.


“嗬! 太冷了” (앗 차가워!)

“Are you Ok?” (괜찮아?)


물이 너무 차갑다.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물 밖에서 카렉은 나의 안부를 물었다. 나는 괜찮다는 OK사인을 보냈지만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나는 뒷 줄에 서서 앞 쪽에 있는 그 남자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 남자는 첫 번째 분수를 맞고 두 번째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분수에서 물줄기만 맞는 것이 아니라 물줄기를 맞으며 물속으로 온몸을 담갔다 일어났다. 그 행동을 각각 세 번씩 반복했다. 다른 관광객들은 그의 모습이 신기한 듯 바라봤다. 그래서 나도 그를 따라서 몸을 물속에 3번씩 담그며 그를 따라갔다. 물속에 몸을 담그니 체온이 더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 같았다.


연못에는 커다란 물고기들이 물세례를 받는 사람들의 다리 사이를 오가며 노닐고 있었다. 물고기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는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입술이 파랗게 변했다. 몸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물이 너무 차가웠다. 그때였다.


“这到底怎么回事?”(우아 저게 뭐야?)

“Wow, Look at that” (와우! 저것 좀 봐)

“What a surprise!” (이게 무슨 일이야?)

“Wow! @#%!”

“#&^%”

“#$#^%&”


갑자기 연못 주변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 남자가 마지막 12번째 분수를 맞을 때였다. 그때 연못 속 물고기들이 모두 그에게로 몰려가서 팔딱거리는 것이 아닌가? 그는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면서 또한 물고기가 펄떡거리며 일으키는 물보라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 광경이 아주 신비로웠다.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가 12번의 물세례를 끝내고 천천히 물 밖으로 나갔다. 물고기들은 그가 물 밖으로 나갈 때까지 그를 따라다녔다. 그가 물 밖으로 나가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그의 주변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때 나도 12번째 물줄기를 맞고 있었다. 그런데 몸이 얼어붙었는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말도 잘 나오지 않는다.


‘上帝啊, 你不会让我这样冻死的吧, 太冷了。’ (하나님~~ 정녕 저를 이렇게 얼어 죽게 하시렵니까? 후들후들 아으으흐흐흐 추으우 워)


온몸에 감각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정신이 혼미해지며 눈이 감기고 있었다.


“啊啊啊~这样睡着 不行~~” (아아아 이렇게 잠들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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