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이야기
사람들은 왜 로또를 살까.
그저 돈이 필요해서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로또를 사는 마음에는 그보다 더 복잡하고 절실한 구조가 숨어 있다. “나는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왜 아직 이 모양일까?” 이 질문이 먼저 마음속을 맴돈다. 열심히 살아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그 현실을 잠깐이라도 뛰어넘고 싶은 마음. 그것이 로또를 사게 만든다.
불확실한 인생에 대한 보상 심리.
운명이라도 나를 한 번쯤 안아주기를 바라는 간절함. 그 안엔 인간 본성도 있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결과를 얻고 싶은 심리. 로또는 말한다. “너도 가능해.” 그래서 사람들은 매주 복권을 집어 든다. 로또는 단순히 숫자를 고르는 행위가 아니다. 기대의 표현이고, 가능성에 대한 작은 투자다.
철학자들도 운에 대해 다양한 해석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삶은 탐구와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운은 존재하지만, 핵심은 아니라고 보았다.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한다. “운이란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것이다.” 즉,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행운은 의미가 없다. 행운을 맞을 자리에 서 있으려면, 실력이 먼저다.
현대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말했다. “현대사회는 성공을 능력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실패한 사람들은 운을 탓하거나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그 틈에서 사람들은 운명을 갈망하게 된다. 그런 사회에서 로또는 거대한 환상이자 탈출구가 된다.
로또는 왜 사람을 끌어당길까?
첫째, 즉각적인 해결의 환상 때문이다. 단 한 번으로 모든 문제가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 둘째, 현실로부터의 탈출이다. 고단한 삶을 잠시 잊게 해주는 유일한 상상. 셋째, 모두에게 열린 기회라는 착각. 학력도, 배경도 필요 없는 ‘공정한 기회’. 그래서 로또는 희망의 도박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로또 1등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로또를 꿈꾸는가? 그건 바로 ‘기대’ 때문이다. 사람은 기대 없이 살 수 없다. 기대는 오늘을 견디게 한다. 로또는 손에 쥐는 기대다. 잠깐이나마 다른 인생을 상상하게 하고, 그 상상은 위로가 된다. 그 상상은 내면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로또는 묻는다.
“당첨된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그 질문은 결국 지금의 삶을 다시 묻게 한다. 이 점에서 로또는 예술과 닮아 있다. 언젠가, 나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아무도 읽지 않을 글을 쓰는 이유. 화가가 팔리지 않을 그림을 그리는 이유. 바로 ‘기대’ 때문이다. 기대는 창조의 원천이다.
로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들은 로또를 산다. 당첨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기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니 우리는 새로운 제안을 해보자. ‘로또 같은 행운’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하루에 하나씩 작은 목표를 세워보자. 그리고 그것을 해냈을 때,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자. 뇌는 그것을 성공으로 받아들인다. 자존감이 올라간다. 자신에 대한 신뢰도 생긴다.
이것이 ‘작은 로또’다.
작지만, 매일같이 만날 수 있는 행운이다. 장기적인 프로젝트도 좋다. 책을 쓰고, 강연을 기획하고, 유튜브 시리즈를 만드는 것. 그건 ‘장기 복권’이다. 시간이 걸리지만, 더 확실하고 지속 가능하다. 행운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행운은 내가 만들어야 오는 것이다. 로또가 주는 것은 돈이 아니다. 그건 결국 ‘기대’다.
그 기대는,
삶의 윤리를 다시 묻게 한다. 나는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 그 기대는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짜 ‘행운이 올 자리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