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맞벌이가정이라 우리는 선택지가 없이 15개월이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을 했다. 사실 수많은 사직고민이 있었지만 우리는 복덩이를 믿기로 했다. '복덩이는 적응할 수 있을 거야'라고.
어린이집에서는 준비물 리스트와 내야 할 서류리스트 그리고 적응기간 스케줄을 알려주었다. 하나하나 어린이집 준비물을 준비하고 개인소지품에 이름을 써붙이고 개인 이불보에는 중학교2학년 가사시간 이후로 해본 적도 없는 바느질을 해서 이름표를 달아주었다. 늘 엄마가 해주던 바느질을 직접 내 아이를 위해 해주니 괜스레 마음이 이상했다.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대망의 어린이집 첫 등원하는 날, 휴가를 못 내는 나를 대신하여 남편이 직장에 휴가를 신청하여 복덩이를 적응시키기로 했다. 첫날, 둘째 날, 셋째 날은 아빠와 함께 어린이집에 1시간가량 놀이하는 시간이라 처음 5분간은 주위를 살피며 실내 공간을 탐색하다가 이내 여기저기 다니며 장난감을 만지고 신나게 놀았다. 넷째 날, 다섯째 날은 보호자와 아이를 분리하여 보육선생님들과 놀이를 하는 시간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아빠와 인사하며 손쉽게 적응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우리 아이는 30분을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아빠와 떨어지기 싫다며 울었다. 복도와 계단에 우리 아이 목소리만 쩌렁쩌렁 울리는 듯했다. 다른 보호자들에게도, 우는 아이를 달래야 하는 보육선생님들께도 미안하고, 15개월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뜨리는 불안한 경험을 주는 것 같아 아이에게도 미안했다.
첫 주차에는 정말 우리 아이가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과 아이들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울어도 밝게 웃어 보이시는 어린이집 보육선생님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함께 찾아오는 한 주다. 둘째 주부터는 또 어떨까?
아이도 적응하지만 부모도 이렇게 적응해가나 보다. 우리 복덩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