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책장에서 벽돌처럼 존재하던 책을 꺼내 펼쳤다. 여전히 읽기 쉽지 않은 책이라 금세 덮고 말았지만 계속 맴도는 글귀가 있다.
너는 누구니?
최근 6개월 이상을 고민하고 궁금하고 상처받고 위로받는 주제 '나'를 다시 떠올린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미 45년을 지겹게도 나라는 사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나를 고착시켰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진짜 나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나를 잘 아는 걸까? 그래서 나는 누구니?
혼자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타인이 보는 나 역시 내가 맞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더 좋은 나로 가는 교두보가 될 때도 있다. 그런데 가끔 편하지가 않다. 울컥 내뱉고 싶은 말이 있다. 이해받고 인정받고 싶은 내가 있다. 칭찬에 어색하고 부끄러운 내가 있다. 새로 알게 된 내 모습이 당황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든 내가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게 내가 아니라서일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나여서 일까?
나에게 편한 나는 어떤 존재일까?
며칠 째 고민을 하고 있지만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다. 계속 찾아가야겠고 그렇게 찾은 나 역시 나의 일부분이겠지. 결국 나를 찾아가는 게 삶의 여정이 아닐까 싶다.
문득, 죽기 전까지도 나를 찾지 못할 거 같단 생각이 들면서 그 마지막 순간에 나를 찾았던 삶이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또 생각이 생각을 낳았다. 나는 이런 사람이더라. 이 또한 내 하나의 모습이겠지.
생각의 꼬리를 문 김에 하나 더 생각해 보니,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나 그냥 잘 살았다'이 생각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