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 20일 오후 3시 13분 부산 광안대교를 건너던 택시에서 내린 17세 고교생 김 군이 난간을 넘어 40m 아래로 뛰어내리는 사건이 있었다. 마침 순찰 중이던 부산해경 광안리 파출소 연안 경비정이 급히 출동해 불과 4~5분 만에 추락 지점에 도달해서 부유물처럼 누워 떠있는 김 군을 구조해냈다.
사고 시점부터 불과 10여 분 만에 선상으로 끌어올린 김 군을 대기하던 119 구조대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해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높아진 청소년 세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시기에 이러한 극적인 생명 구조 사례는 고무적인 소식이다.
부산 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김 군이 어떤 자세로 뛰어내렸는지, 어떻게 물에 가라앉지 않고 부유물처럼 떠서 있었는지 확실치 않다고 한다. 그러나 생존수영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당시의 사건 현장에서 발생한 일을 복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건 복기
우선 김 군이 40m 높이의 교량에서 뛰어내렸는데 내외상을 입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보아 선 자세로 입수한 것이 확실하다. 이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 다이빙 선수가 아니고서는 머리나 복부 등에 충격을 받지 않고 다이빙 자세로 입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물속 깊이 잠수한 뒤에는 폐 속에 들어있던 공기와 몸의 부력과 아울러 팔다리 휘젓기 동작에 힘입어 수면으로 올라온 김 군이 숨을 들이쉰 다음 이른바 ‘잎새 뜨기’ 자세를 본능적으로 취함으로써 부유물처럼 물 위에 떠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아래는 자살 충동을 느낀 청소년이 잎새뜨기를 익힌 경우 자신도 모르게 생명을 지키는 장면을 시연한 것이다.
맨몸으로 뜨는 잎새 뜨기
여기서 ‘잎새뜨기’란 맨몸으로 만세 자세와 호흡법만으로 물 위에 나뭇잎(부유물)처럼 누워서 뜬 채, 장시간 체력소모를 줄이면서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수영 자세이다. 실효성이 탁월해 익사 방지법으로 전북지역 등에서는 교육청에서 초등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잎새뜨기 요령
잎새뜨기 자세는 훈련이 필요하지만 본능적으로 감각적으로 몸에 익힐 수 있어 효과가 탁월하다. 어떤 경우든 깊은 물에 빠졌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입수 직후 팔다리를 써서 수면으로 떠올라온다. 다음으로 물속에서 얼굴이 나오는 순간, 숨을 들이쉬고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려 만세 자세를 취한다.
몸을 지렛대로 사용하면서 뒤로 누워 양 무릎을 느슨하게 접는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안정되게 물에 떠서 호흡을 계속할 수 있다.
입수 자세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는 배나 교량 등 높은 곳에서 물에 뛰어들 때는 서있는 자세로 입수해야 하며 자칫 배를 포함한 몸 부분이 먼저 물에 부딪히면 내장파열이나 부상을 당하게 되니 극히 주의해야 한다.
입수 전 숨을 최대한 들이쉰 다음 입수 후에는 재빨리 팔다리를 사용해서 수면으로 올라와서 호흡을 확보해야 한다.
신발 착용
이때 부력이 있는 대부분의 신발을 착용한 경우 이 미세한 부력 효과가 무릎과 발을 수면 가까이 띄우는 데 큰 도움을 주게 되니 신고 있던 신발을 벗지 않도록 한다.
한국안전수영협회의 잎새 뜨기
한국안전수영협회가 2015년에 국내외에서 최초로 개발한 이 '잎새뜨기'는 효율성과 탁월한 익사 방지법으로서 해경청, 119소방과 전북교육청이 공식적으로 채택해 자체적으로 보급해 오고 있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스트레스와 사회환경의 영향으로 자살하려는 마음 자체가 들지 않도록 조치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사회나 주위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아이들을 살려는 본능으로라도 살릴 수 있는 잎새뜨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여건
개인적으로 잎새뜨기는 해상사고나 수영 중 위급한 상황에서 사용되기를 바라지만, 한 명의 아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힘든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 마음 근육이 튼튼해져서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또한 익사 사고는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만큼 성인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낚시를 하거나 요트 타기 등 소득 수준이 3만 불대에 진입하면서 수상 레저수요가 폭증하는 추세이다. 잎새뜨기만큼 배우기 쉽고 '친수화' 효과가 큰 기술은 없을 듯하다. 전 국민이 자동차 면허를 취득하듯이 물에서의 안전띠로 알려져 있는 잎새뜨기를 배우시기 바란다.
'잎새뜨기 생존수영 따라하기' 자습서
(교보문고 전자책)을 최근에 세종소방본부가 쉽게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을 올려 드리니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