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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음 Mar 07. 2024

실존주의 상담교사가 초등학생을 만나면? (1)

초등학생에게는 무조건 막연한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줘야 할까?

상담자는

선호하는 철학이나 상담이론에 따라

이끌어가는 상담의 방향이 다르다.


선호하는 상담이론은

공부하면서 끌린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자신이 상담을 받으면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경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이론과

실제 내담자에게 맞는 이론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천진난만하며 인지가 덜 발달되어 있고

아직 세상의 참(?) 고통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한

초등학생에게는

그에 맞는 상담방식이 필요하다.



나는 실존주의 기반 '의미치료'를

선호하는 상담교사다.

(실존주의: 개인의 자유, 책임, 주관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적, 문학적 흐름이다, 위키백과)


내게 특히 도움이 되어서

의미치료를 참 좋아한다.


의미치료란?

인간을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추구하는 실존적 도전을 하는 존재로 본다.

따라서 의미치료의 목적은

내담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의미를 찾도록

조력하는 것이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단계에 따르면,

7~11세의 초등학생은 '형식적 조작기'로

아직 추상적 사고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


그런 초등학생에게 실존주의적 이야기를 하면

얼마나 와닿을 수 있을까?


발달단계를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을

요새 더욱 뼈저리게 느낀다.


왜냐하면 초등학생에게

'인생은 고통이고,

그걸 받아들여야 하기도 해.'

'너에게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이니?'와 같은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면


순수하고 여린 아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고

진정한 위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막연한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상담교사이고 싶진 않다.



희망적인 태도는 중요하지만,

세상은

희망적인 태도로 살면

무조건 행복해지는 동화 같은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미치료가 비관적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실존적 책임, 자유, 주관성을 받아들일 때

인간은 성숙해지고 희망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나는

실존주의 철학을

아름답고 희망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연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초등학생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치료를 희석하는 표현을

계속 찾아보는 것이

앞으로 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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