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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도와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건 어쩌면 성장 중 일지도 모른다

by 장철원

어떤 분야를 잘 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하는 것 같다. 대부분 처음에는 흥미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작은 재밌을 수 있다. 그에 비해 거의 스트레스가 없을 수도 있고, 너무 재밌어서 다음날이 기대되고... 그러나 그 기간은 아주 짧을 지도 모르는데, 짧은 입문 기간을 벗어나고 난이도가 점차 올라감에 따라 처음엔 몰랐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엄청난 양의 스트레스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처음에 흥미로웠던 그 감정은 어디가고 막막함과 두려움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단계에서 포기한다.




만약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기로 결정했다면 상당한 스트레스가 지속 된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 자체가 곤욕이다. 이런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서 지속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 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스트레스를 언제까지 견뎌야할까. 다행히도 점차 익숙해질수록, 숙련될수록 내가 느끼는 스트레스의 양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달리 생각하면 내가 받는 스트레스의 양을 보면 내가 그 분야에서 어느정도 수준인지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같은 일을 처리할때 해당 분야 전문가가 초심자 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을 테니까.




어렸을 때 수학공부에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수포자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수학공부는 계단식으로 올라가야해서 기초부분을 소홀히 했다면 높은 단계로 갈수가 없다. 만약 한 수포자가 내가 공부하는 부분을 전혀 이해할수 없어서 수학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어도, 막상 처음부터 시작하려니 그 양이 까마득하고 기초적인 부분에서 조차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실력에 맞는 문제를 푸는게 중요한가보다.




대학교 진학 후 전공 밖의 영역을 공부하는 것이 힘든 이유도 이와 같다. 자신의 전공영역도 어느정도 숙달될때까지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견뎌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포기하는 대학생이 상당히 많다. 시험기간과 같은 피할수 없는 순간적인 스트레스만 견딘 후 학점만 따고 어떻게든 졸업만 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자신의 전공도 배우기 쉽지 않은데, 타전공까지 익히는건 어쩌면 두 배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떤 분야에 대해 잘하고 못하고를 차치하고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능력만 있어도 어느정도 실력은 보장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어떤 분야든 도전해서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넓여갈수 있지 않을까. 만약 자신이 어떤 분야를 익히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고통스럽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자신이 성장하고 있을 지도 모르고, 숙련공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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