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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ug 07. 2022

서비스 기획 경력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을 할까

궁금하지만 쉽게 물어볼 수 없었던 이야기

지난 며칠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수술대에 올라갈 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몸도 정신도 아픈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은 많이 회복하고 있는 단계이다. 브런치와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분들에게 질문을 받곤 한다. 어떤 질문은 나도 대답하기 어려운 철학적인 질문일 때도 있고 어떤 질문은 경험을 묻는 질문일 때가 있다. 단연 경험담을 물어보는 질문들이 훨씬 대답하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질문을 받았던 서비스 기획, UX 기획 직무 면접에서 보통 무슨 질문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경험을 정리를 해봐야겠다. 


면접 질문은 회사마다 단연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그동안 경험했던 질문들을 통해 공통적인 패턴들은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참고로 나는 지금 회사에 입사를 할 때, 그리고 입사 후 정체가 되었다고 느꼈을 때 경력 면접을 보게 되었다. 


다양한 것들을 찾아보고, 탐구하고 :-)



내가 서비스 기획, UX분야의 면접 시 회사들 대부분은 '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한가'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포트폴리오에 기재된 내용을 더욱 심층적으로 질문을 하였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기획자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의 숨은 니즈를 포착할 수 있는 기획자라고 소개를 했다고 치자. 아마 면접 시에는 대체 데이터 기반으로 어떻게 숨은 니즈를 포착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들을 상세하게 물어볼 확률이 높다. 이 사람이 진짜 해당 프로젝트를 해본 것이 맞는지, 아는 척을 하는 것인지 심층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각 프로젝트마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 미리 연습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보완점, 약점에 대한 의견도 많이 받았다. 나는 서비스 기획 업무를 대학원 프로젝트나 회사의 하이콘셉트 잡는 것을 중심으로 많이 하였다. 그런데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에서는 일부 운영 업무가 포함되어 있었다. 현업 부서에서는 운영에 대한 업무를 별로 진행해 보지 않았는데 과연 입사해서 잘 적응할까?라는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 그래서 집중적으로 운영 업무 경험 부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제조업에서 일을 했던 사람은 플랫폼 회사로 넘어갈 때 경험 부재를 어떻게 메꿀 수 있을지, B2B 기획을 했던 사람은 B2C 기획을 할 때 어떻게 보완을 할지 등을 미리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왜 이 회사에 지원하려고 하는지도 공통적으로 나오는 질문이다. 초반부에 해당 질문이 나올 확률이 높다. 너무 뻔하고 당연한 질문이지만 초반부에 나오는 질문인만큼 이상하게 대답할수록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기 쉽다. 그래서 왜 이 회사에 입사를 하고 싶은지, 왜 지금 움직이려고 하는지 등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여기까지가 주로 나오는 공통적인 질문이었다면 인상적인 질문들도 있었다.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최종적으로 기획자로서 되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모 대기업 임원면접 때 받은 질문이었는데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면접에서 거의 어버버 하는 일이 없는 나조차도 이 질문 앞에서 헛소리를 하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난 그동안 실무자로서 상사에게 칭찬받으며 하루하루 사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열심히 일을 했는데 갑자기 기획자의 최종 목표를 이야기하라니 정말 막막했다. 면접이 끝나고 생각이 많아졌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 인상적인 질문은 '기획자로서 여태까지 사용한 서비스 중 가장 인상적인 서비스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이건 실무 면접 때 받은 질문이었는데 어쩌면 당연한 질문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기획자로서'라는 단서가 머뭇거리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동안 내비게이션의 사용성을 개선해야 한다면 내비게이션의 경쟁 서비스를 조사하였고, TV 경험 개선을 해야 한다면 관련 경쟁 서비스를 조사하는 식이었다. 부끄럽게도 기획자로서 인상적인 서비스 경험을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형태로 서비스를 마주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질문이 결정적으로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고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면접은 보면 볼수록 스킬이 늘어난다. 첫 면접 시에는 머릿속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데 아쉬움을 느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친구/지인/가족 찬스를 써서 모의 면접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평소 낯선 사람들에게 말로 표현할 기회가 많은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첫 면접 때는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면접은 절대 갑을 관계로 진행할 필요가 없다. 특히 경력 면접은 서로 프로로서 마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그동안 일해온 경력, 고민한 흔적들을 절대 부족하게 생각하지 말고 당당하게 프로로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발 회사에서 뽑아달라고 사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잘 맞는가를 염두하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좀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나는 5명 미만의 정말 가고 싶었던 스타트업은 1차부터 광탈을 했었고 큰 규모의 플랫폼 회사의 경우 예외 없이 합격을 했었다. 규모면에서는 스타트업이 훨씬 작지만 나랑 핏이 안 맞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반면 큰 플랫폼 회사의 경우 어쩌면 과거 조직생활 경험치를 보고 합격을 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큰 플랫폼 회사도 A, B, C라는 팀은 최종 합격을, D라는 팀은 실무면접부터 불합격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 회사라고 모두 합격, 불합격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경력 면접의 경우 회사와 나와의 핏이 중요하지 규모, 네임밸류 등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면접은 어쩌면 지원자에게 고마운 시간 같기도 하다. 한 번쯤 현 직무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고 타 회사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게으르지만 않다면 다른 회사에 면접을 많이 보고 싶다. 어떤 회사는 나보고 현재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에 해당 회사의 파트타이머로 재택 업무를 해달라는 제안을 주기도 하였다. 100% 재택근무에 무척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아마 면접을 보지 않았다면 이런 재미난 제안도 받지 않았겠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어렵지 않았을까. 합격할 땐 인정받는 기분이 들면서도 광탈을 할 땐 알게 모르게 더 스스로 해당 분야에 대한 채찍질을 하게 된다. 회사에만 있다면 매몰되기 쉽지만 질문을 곱씹어보며 스스로 상황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현 회사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다. 내가 면접 볼 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미친 듯이 불만족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성장에 대한 정체가 두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한 포털사의 임원 면접 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지원자는 너무 떨지 않으시네요."


정확한 말씀은 기억나지 않는데 '너 우리 회사에 진심이니?'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 간절함이 안 보여서 그런지 그 면접은 유일하게 임원면접까지 갔지만 탈락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 임원분이 보시기에도 보였던 것 같다. '아, 이 사람은 간절하지 않구나. 우리 회사에 진심이 아니구나.'

그때 느꼈다. 크게 핏이 맞는다는 것은 이 회사에 대해 서로 진심을 다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막상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를 떠나려고 보니 아쉽기도 하고, 이게 맞는가 싶기도 한 마음이 언뜻 내비쳤나 보다. 고민 없이 행동만 앞설 때면 반드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 머뭇거리게 된다. 그래서 신중한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첫 발걸음을 내비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말 이직을 하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회사에 믿음직한 사람과 먼저 상의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 경우에 믿음직한 사람이 소속 팀장님;; 그리고 다른 팀의 과거 사수이지만;;; 정말 이직을 마음먹는다면 팀장님과 상의를 할 것이다. 난 가볍게 면접 보러 다닐 때(-_-;;)는 상의드리지 않았고 타 부서에서 강력하게 오라고 해서 무척 갈등할 땐 팀장님께 의논을 드렸던 기억이 난다. 왜 이직을 하려고 하는지, 무슨 고민이 있는지를 먼저 말씀을 드릴 것 같다. 그게 예의이자, 좀 더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원을 생각하는 믿음직한 사람이라면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봐줄 것이라 생각한다. 회사는 조심스럽지만 한 두 사람의 믿을만한 사람들이라면 객관적인 의견을 들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생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신중한 의사결정의 결과들이 이어져 앞으로의 생활에 책임을 진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과든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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