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하는 기획자 Jan 24. 2022

포트폴리오는 예쁜 게 전부일까?

서비스 기획 포트폴리오의 오해에 대하여

경험을 디자인하거나,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종이에다가 옮겨 적는다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다. 마치 효도를 글로 표현하시오, 사랑을 종이에 담아보시오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대게 증명할 수 있는 명확한 것들은 군더더기가 필요 없다. 1+1은 2라는데 1을 수식할 화려한 언어도 필요 없고 2를 아름답게 꾸밀 자료도 필요 없다. 하지만 '사랑과 사랑을 더한다.'라는 문구를 표현하려면 수식어가 많이 필요하다. 형이상학적이고 모호하고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용어의 해석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모호한 개념을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무언가가 많이 필요하다. 개념이 모호하면 모호할수록 필요에 따라 그림도 넣기도 하고 음악도 넣으면서 모호한 개념을 명확하게 만드는 노력을 한다. 어디까지나 모호한 내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용도로 적절하게 그림도 넣고, 음악도 넣는 식이다. 엄청난 대가가 그린 명화, 베토벤이 작곡한듯한 음악을 넣는다 한들 어디까지나 내용이 설명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혼란스러울 뿐이다.



서비스 기획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목적과 수단을 혼동할 때가 종종 발생한다. 목적은 모호하기만 한 나의 기획 능력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수단은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사용자의 피드백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론 수단에 너무 집착하는 나머지 목적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보기만 해도 세련된 디자인에 아름다운 그림들이 그려진 포트폴리오는 누가 보더라도 흥미가 생긴다.



하지만 오직 '심미성'에만 집중해서는 곤란하다. 핵심은 효과적으로 기획 능력을 전달하는 것인데 그 핵심을 잊고 부차적인 것들에 너무 집중을 하다 보면 핵심을 잊게 되고 그저 눈요기 정도로 끝나게 된다. 만약 기획을 한 내용도 잘 담아낸 데다가 보기 좋게 레이아웃이나 컬러까지 구성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면 금상첨화이다. 하지만 기획한 내용은 별게 없는데 그래픽적인 부분만 심혈을 기울인다면 '그래서 이 사람은 무엇을 잘하고, 어떤 기획을 했다는 거지?'라는 물음표가 계속 따라다니게 된다. 


수많은 컨텐츠를 일단 쭉 늘어놓기


처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갈 땐 예쁜 것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아무렇게나 종이에 휘갈겨 써도 좋으니 내가 한 기획들을 쭈욱 나열해 보는 것이 좋다. 예쁜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다간 내용 없이 그저 화려한 포트폴리오 디자인만 찾다가 결국 완성도 못하고 끝내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화려한 겉모습에 집중하기보단 그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부터 외부 의뢰를 받아 진행한 것들까지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많이 나열해보는 것이 좋다. 일단 씨앗들을 많이 모은 다음 줄글로 쭈욱 스토리를 잡아 보는 것이다. 줄글을 쓰다 보면 도형이나 표 형태로 전환을 시켜볼 수 있다. 이렇게 도식화를 해보면서 1차적으로 누구라도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화려한 PPT, 보기 좋은 PPT를 지향하다 보면 알맹이는 없이 예쁘기만 한 포트폴리오 자료가 되기 십상이다. 투박하지만 알맹이가 있는 포트폴리오, 이왕이면 세련되면서 알맹이가 담긴 포트폴리오를 지향한다. 그러기 위해 종이 위에 몇 번이고 지우고 그리고를 반복하며 고민을 해본다. 내 포트폴리오를 보고 사람들이 생각해보게 되는 인상, 기억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자체가 어쩌면 포트폴리오 만들기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전 14화 기획한 내용을 기획서로 바꾸는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