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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는 시간만큼 싸울 일도 많아

가족이란 그런 것

by 도도진 Feb 28. 2025


부쩍 짜증이 늘었다.


몸도 피곤한 데다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니


관계에 소홀해지는 것일까.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온화한 엄마가 되어야지.'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야지.'는 환상이었다.


한 번도 안 싸우고, 매번 이해하고 포용하고 차분해질 순 없는 것이었다.




오히려 일할 때 보다 더 싸운다.


그때는 오냐오냐 했다.


워킹맘으로서 죄책감과 미안한 감정이 있으니


잘해주려는 마음이 달달한 간식을 주든, 미디어를 보든 그 허용치를 높여주었다.


해달라는 거 다해주고 장난감도 많이 샀다.




지금은 돈을 아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사달라는 대로 다 사주진 않는다.


더 교육적이지만 아이와의 마찰은 조금 더해졌다.




나도 그동안 해왔던 버릇이 있고


마음이 약해져서 단호하게 안된다고는 못하고


'생각해 볼게.'라든지


'뭐 하면 사줄게.' 하는 애매한 말투에,


결국 안 사줄 거면서


아이는 더 기대하게 돼 화를 돋운다.




TV를 없애자는 것도 수십 번 고민 중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TV를 없애자고 합의를 해서 남편이 TV 전원선을 뽑아뒀는데


하루종일 집에 있기도 지겹고, 저녁 준비는 해야 하고...

 

낮에 휘리릭 뒤져본 육아서적에는 미디어 타임을 1시간으로 제한하라고 하니


'1시간 내로는 보여줘도 괜찮겠지.'라고 해석하여


멋대로 TV 전원선을 굳이 찾아 보여줬다.


이랬다 저랬다, 우유부단함, 일관성 없는 나의 태도가


아이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을 안다.




그래서 노력해야 한다. 


조금 싸우게 되더라도


마음을 굳게 먹고


내 에너지를 갉아먹더라도


좀 더 단호해지기, 한계선을 그어주기, 절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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