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처음 그 사람을 알아본 순간 반짝이던 고유함에 현혹되어 사랑에 빠지고선 그 고유함을 탓하며
이별하는 이 아이러니한 모순적인 것들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하나를 쥐기로 했으면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것인데 하나는 쥐었으니 쥐지 못 한 그 하나까지 쥐어 보려 하니 균열이 나고 어긋나는 거 아닐까.
누군가의 고유함을 사랑하게 되었다면 본인이 사랑하게 된 그 고유함을 위해서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고,
쉽지 않아도 고유한 그 사람의 그 고유함을 사랑하려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닐까.
입을 닫고 귀는 여는 것. 감정은 억누르고 마음을 바라보는 것. 탓하기보다 이해해보려 하는 것.
알아달라고 떼쓰기 전에 알아주려고 최선을 다해보는 것. 감정을 표출하기보다 진심을 전해보려 하는 것.
이토록 문장으로 나열하면 이해가 쉽고,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지 못하고 내 감정에 그 순간의 고립되어 미처 최선을 다 하지 않은 채로 무언가를 탓하고 지탄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고유한 가치를 변질시켜야 하는 어리석은 상황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며 언제까지 번복해야 하는 걸까. 정녕 사랑하는 만큼 괴로워야만 할까?
지나간 과거에 발목 잡혀 현재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수없이 함께하기로 한 숱한 미래를 저버리고
그렇게 또다시 이 행위를 반복하기 위해 누군가에게로가야 하는 것. 그게 과연 사랑일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고유함을 찾은 것에 감사하며 누군가를 떠나가야만 하는 고유함을 발견했어도
끝내 손 놓지 않고 그 고유함 마저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래서 서로의 조각이 만나 깎이고 조각나며 하나의 완전체가 되는 것.
그것이 사랑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