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정한 성인이라면 천국에 머무르지 않고 지옥으로 내려가 구원을 할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이러한 상상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말로 하는 구원보다, 타인 속으로 들어가는 사랑.
완벽한 자는 자신을 위해 남지 않는다.
구원이 끝난 곳이 아니라, 아직 덜 구원된 곳을 향한다.
이 세계관의 주인공은 예수처럼 내려간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인간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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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천국의 문 앞에서
주인공, 이름 없는 “그” 혹은 “구도자”, 죽음을 맞이하고 천국의 문에 다다른다.
하지만 주인공은 주위를 둘러보며 조용히 말한다.
“여긴, 구원받을 자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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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막: 천국의 정적
천국은 완벽하지만 차갑고 고요하다.
누구도 질문하지 않고, 모두는 만족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잃었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고통’을 나눌 수 없음에 침묵 속 괴로움 느낀다.
천국은 너무 ‘완성’되어 있어, 변화와 성장, 용서가 존재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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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막: 지옥의 울림
그에게 환청처럼 지옥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기도가 들려온다.
그는 “왜 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가?” 질문한다.
천사는 말린다:
“그곳은 너의 자리가 아니다. 넌 선택받은 자다.”
그는 대답한다:
“선택받았기에, 그들에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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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막: 낙하와 동행
그는 스스로 지옥으로 내려간다.
몸은 타고 찢겨지고, 처음에는 비웃음과 저항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빛나는 기억”이 되어
지옥의 존재들을 조금씩 움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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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클라이맥스: 어둠 속 빛의 탄생
그가 어느 죄인의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너는 지금 여기 있지만, 나는 네 과거를 이해한다.”
그 순간, 죄인은 눈물을 흘린다.
지옥에서 처음으로 누군가의 마음이 녹는 순간.
불길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 안에 작고 단단한 변화가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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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에필로그: 구원은 위가 아니라 아래에서
천국에서 그를 기억하는 자는 없다.
그러나 지옥에서 그의 이야기는 작은 신화처럼 번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장면:
그는 다시 타오르는 어둠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얼굴은 재로 덮였지만, 눈빛은 깊고 고요했다.
“구원이란, 끝까지 함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