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은 감각을 죽인다.
감정을 억누르고,
눈물 대신 무표정을 남긴다.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처럼 작동하지만,
그 자체로 삶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약을 먹으면 덜 괴롭다.
그러나 동시에 나답지 않다.
우울을 마주할 때의 감정,
슬픔 속에서 건져 올리는 통찰,
그 모든 것이 뿌옇게 흐려진다.
우울이란 단순히 고장난 감정이 아니라,
삶의 문제에 대한 비명을 담고 있는 신호다.
그 신호를 억제하는 것은
문제를 잠시 덮는 일일 뿐,
풀어내는 용기를 대신해주지 않는다.
우울증 약은 화학적 작용이 인위적이다.
몸의 생체 리듬, 뇌의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작용에
강제로 개입한다.
그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사람마다 체질과 기질이 다르고,
감정의 뿌리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명의가 아무리 섬세하게 조절해도,
그 복잡한 감정의 그물망을
한 알의 약으로 정밀하게 조절하긴 어렵다.
반면, 나는 몸의 균형이 먼저라고 믿는다.
햇빛, 수면, 운동, 식사.
이 단순한 것들이 무너질 때
정신도 함께 무너진다.
현대인은 너무 인공적인 환경 속에 살고 있다.
햇빛을 보지 않고,
하루 1만 보조차 걷지 않으며,
3시 세끼 영양 밸런스를 맞추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천연 성분의 영양제를 먹어야 한다.
그것은 약이 아니라,
부족한 것을 채우는 조율이다.
몸의 시스템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돕고, 회복시키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