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은 단지 몸의 때를 씻어내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참회의 의식이자,
용서의 순간이며,
마음을 비우는 고요한 시간이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피로는 녹고,
고집은 풀리며,
생각은 느려진다.
때를 밀며, 우리는 단지 피부를 정결히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내 안에 쌓인 잔재들을 비워낸다.
말하지 못한 말들,
참지 못했던 분노,
사라지지 않았던 생각들…
모든 것이 물 위에 흘러가며,
나는 덜어낸 나로 돌아간다.
물은 말이 없지만,
모든 상처를 어루만지는 손길을 가지고 있다.
현대에서 마음챙김은 명상과 호흡으로 정의되지만,
동양의 마음챙김은 오래전부터 ‘물에 몸을 담그는 행위’ 안에 있었다.
목욕재계는 단지 위생이 아닌, 의식의 정화였고
온천욕은 단순한 피로 회복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함께 회복하는 요양 행위였다.
온천 문화는 단순히 관광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뜨거운 물에 앉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존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대인이 잊고 사는 느림과 비움의 시간이다.
일본에서 온천은 요양의 일부였다.
피부 질환, 신경통, 심신 회복을 위한 치유의 장소로 여겨졌다.
한국의 찜질방과 대중목욕탕 문화도 마찬가지로,
몸을 녹이고, 대화를 나누며, 정신까지 따뜻해지는 공동체적 의식이었다.
하루의 시작과 끝,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회복될 수 있다.
그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하루를 성찰하는 의식이자,
삶을 되돌아보는 고요한 방편이다.
몸이 정화되면, 마음도 따라 맑아진다.
따뜻함은 피로를 풀고, 고요함은 나를 듣게 한다.
그러니 바쁠수록, 지쳤을수록
우리는 목욕을 해야 한다.
그것은 가장 오래된 요양이자,
가장 쉬운 구원이다.
아침 샤워는 오늘을 향한 결의이자 명상이다.
저녁 샤워는 오늘을 정리하는 반성의 기도다.
어떤 날은 무너진 하루를 붙잡기 위해 씻고,
어떤 날은 기쁜 마음으로 조용히 내려앉기 위해 씻는다.
그리고 어떤 날은,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용서하고 싶어 씻는다.
물은 나를 감싸며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지금 이 순간, 다시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