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란 무엇인가

by 신성규

여자들은 늘 말했다.

“넌 왜 갑자기 잠수를 타?”

하지만 나는, 정말이지 잠수한 적이 없다.


나는 그냥 조용해졌다.

혼자 있었고,

무엇인가에 몰입하거나,

그저 말이 없었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사실 나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사람들은 감정이란 걸 매일같이 확인하고,

소통하고, 확인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나는 감정이란 게

말로 만들어질 때까지는

아직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때 나는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타인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용했다.

그래서 그들은 나를 ‘잠수’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생각들이 무겁게 떠다니고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그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정리의 시간,

혹은 나만의 숨 고르기였다.


사랑이란

매일 안부를 묻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그리움에 어떤 말을 던지는 것으로 유지되기도 한다.

나는 그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일같이 연결된 직선으로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느슨한 곡선 위에서 천천히 다가가는 사람,

때론 멀어지고 때론 깊어지는 파동 같은 관계를 원했다.


그녀들은 내 침묵에 상처를 받았고,

나는 그걸 너무 늦게야 알았다.

나는 “잠수”라는 말이

내 존재 부재가 아닌

정서 부재로 읽힌다는 걸 몰랐던 것이다.


나는 이제 조금 더 말하려 한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내가 말이 없을 때조차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걸,

조금은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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