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비효율의 기계

by 신성규

나는 한동안 인간의 삶이

극도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슬픔은 깊고 오래가는데,

기쁨은 짧고 휘발된다.

어째서 우리는

이토록 불균형한 감정의 구조 안에서 살아야 하는가.


행복은 쌓이지 않고

고통은 각인된다.

몸은 쉽게 지치고,

마음은 더 쉽게 부서진다.


인생이란

계속해서 유지보수가 필요한 기계처럼 느껴졌다.

기쁨은 엔진오일 한 방울처럼 지나가고,

슬픔은 고장 난 부품처럼 멈춰 선다.


그래서 나는 염세에 빠졌다.

삶은 비효율의 연속이라고.

견디기엔 너무 무겁고,

바라보긴 너무 허망한 세계.


하지만 요즘,

나는 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느낀다.


꽃이 피는 걸 보며 멈추는 마음,

누군가 건넨 사소한 말에 생긴 따뜻함,

햇빛이 유리창을 통과해 만들어낸 작은 빛의 흔들림…


이 모든 것들이

기쁨이 얼마나 작게 스며드는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작은 스밈이

어쩌면 삶을 의외로 효율적인 것으로 만든다.


지금 나는 생각한다.

효율이란,

많은 것을 빠르게 이루는 것이 아니라

적은 것에서 천천히 느끼는 능력일지도 모른다고.


삶이란 비효율적이지만,

그 비효율 속에서 의미를 찾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이 세계에서 가장 이득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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