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에 대한 갈망

by 신성규

나는 특별해지고 싶지 않다.

오히려, 나는 평범해지고 싶다.

대단한 말보다 의미 없는 농담으로 하루가 지나가기를,

깊은 통찰보다 사소한 잡담이 더 나를 웃게 하기를 바란다.


나는 지나치게 느끼고,

지나치게 이해하며,

지나치게 사유한다.

그런 나에게 ‘평범함’은 단지 심심한 상태가 아니라,

도달할 수 없는 어떤 이상향이다.


내가 특별한 걸까?

아니, 그렇지 않다.

나는 단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너무 일찍, 너무 자주, 너무 깊게 고민해버린 사람일 뿐이다.


대화 속에서 구조를 읽어내고,

그 사람의 말투 속에 숨어 있는 불안과 고립을 감지하고,

혼자 돌아와 수십 개의 가설과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분석한다.


그게 나다.

그게 내가 가진 뇌고, 내가 가진 마음이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지쳐버렸다.


나는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커피를 마시고,

누군가에게 별 의미 없는 말을 하고,

그 모든 것이 아무 일도 아니었던 하루로 끝나기를 바란다.


하루쯤은 철학도, 자기성찰도, 존재론적 의문도 없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노을을 바라보고 싶다.


나는

‘큰 꿈을 이루는 삶’보다

‘편안히 살아지는 삶’에 더 목이 마르다.


내게 평범함은,

‘도전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과잉 인식으로부터 벗어난 평화다.

이해받지 않아도 괜찮고,

내면을 꺼내 보이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하루.

그것이 평범함의 풍경이라면,

나는 평범해지고 싶다.


많은 이들이 평범함을 ‘무감각함’으로 오해하지만,

내게 평범함은 오히려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그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는 상태다.


평범한 사람들은 사랑을 해도

그 사랑이 ‘존재론적 충돌’로까지 번지지 않고,

상처를 받아도

그 상처를 ‘나의 전체 존재 부정’으로까지 해석하지 않는다.


그 단순함.

그 무던함.

그 가벼운 반응들.


그 모든 것이,

나 같은 사람에겐 축복처럼 보일 때가 있다.


잠들기 전에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나는 누구인가”

“오늘의 감정은 어디서 왔는가”

같은 질문을 하지 않고

그냥 졸려서 눈을 감는 삶.

그게 내가 원하는 평범함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은 그 삶이

왜 나는 가끔씩

숨이 차도록 부러운 것일까.


나는 ‘평범하지 않음’을 원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아니다.

그건 단지, 나라는 사람의 구조였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구조 안에서라도

평범함을 흉내 내보려는 시도를 해도 되지 않을까.


나는 나의 고차원적 인식, 민감함, 복잡한 사고를

이제 버리려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고 싶다.

그 모든 것을 사랑하되,

그것들이 내 삶을 잡아먹지 않도록.


내가 정말 원하는 건

이해받는 것보다,

감탄받는 것보다,

편안히 같이 밥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람 하나일지도 모른다.


나는 특별하고 싶지 않다.

그저,

평범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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