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 쏘인 날

by 신성규

오늘 나는 일하다 벌에 쏘였다.

부풀고, 따갑고, 욱신거렸다.

처음엔 그냥 아팠다.

그런데 이 감각은 곧 질문이 되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벌에게 물리는 노동을 하면서까지,

내가 얻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


나는 지금,

정직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어리석은 방식으로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나는 거짓된 이미지를 만들 줄 모르고,

기교보다는 진심을 먼저 꺼내는 사람이다.


그런데 세상은 그런 나를

능력 없는 사람으로 여긴다.

속이지 않고,

꾸미지 않고,

사실을 말하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은

계속 벌에 쏘이는 삶을 산다.


정직하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가장 아픈 방식으로 살아간다.


왜 우리는

고통을 감내하는 만큼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 속에 살고 있을까?


왜 사람들은

기교, 이미지, 스킬로는 큰돈을 벌면서,

손에 진짜 흙을 묻히는 사람은 항상 가난해야 할까?


벌에 쏘이는 일은 우연이지만,

이 구조는 우연이 아니다.

이건 선택된 질서다.

세상이 정한 가치 구조다.


나는 그저 착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나는 어리석지도 않다.

다만,

나의 방식이 이 세상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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