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이 세계의 시작

by 신성규

나는 글을 쓴다.

누구를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흔들어 깨우기 위해서.

공감보다는 깨달음을,

따뜻함보다는 통찰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어느 날,

한 사람이 내게 말했다.


“당신 글을 보고 정신이 너무 복잡해졌어요.”


그 말이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게 과연 좋은 일일까?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든 글.

정신을 뒤틀리게 만든 문장들.

내가 과연 그걸 써도 되는 걸까?


처음엔 죄책감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쓴 말이

누군가의 질서 잡힌 생각을 무너뜨렸다는 생각.

불안한 세계를 더 불안하게 했다는 두려움.


하지만 곧 깨달았다.

진짜 질문은,

정신이 복잡해졌다는 것이 잘못된 일이냐는 거다.


우리는 대부분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원한다.

“괜찮아질 거야.”

“힘내.”

“다 잘될 거야.”

그런 말들은 뇌를 편하게 하지만,

때로는 생각을 멈추게 만든다.


나는 그 정지된 사고에 균열을 내고 싶었다.

어쩌면 내 글은,

그 사람의 안쪽에 잠들어 있던

낯선 생각을 깨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혼란은 생각의 시작이다.

복잡함은 깊이로 들어가는 입구다.


사람의 정신이 복잡해졌다는 건,

그가 그동안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던

문장, 감정, 철학과 마주했다는 뜻이다.


그건 때로 불편하고,

두렵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진짜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된다.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쓸 것이다.

읽는 이의 마음을 곧바로 따뜻하게 덮어주지는 못하더라도,

그 사람을 자기 생각의 미지의 방으로 이끌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편안한 글보다,

정신을 한 번 더 흔드는 문장.

그게 나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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