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적 시선

by 신성규

숨이 턱 막힌다.

이건 공기 때문이 아니다.

이건 세상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선택의 무게 때문이다.


맥주를 한 잔 마신다.

그 짧은 고요 속에서, 나는 도망친다.

어디로?

‘나’로부터.

나는 오늘도 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자유가 좋다고.

자유를 원한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안전을 원하고, 확실성을 원하고, 책임이 외부에 있기를 바란다.

자유는 아름답지만,

자유는 고통이다.


실존은 선택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모두 ‘나의 몫’이다.

실존이란

“아무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삶을 내가 끝까지 감당하는 일.”

어떤 누구도 내 인생의 방향을 대신 정해주지 않고,

그 어떤 외부 규칙도 ‘정답’을 말해주지 않는 것.

그 막막함.

그 벽 없는 방 안에서,

나는 스스로 창을 내야 한다.


그러니 숨이 막힌다.

자유는 무한하지만, 나는 유한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열려 있는데, 나는 어디로도 가지 못한다.

한 발짝도.

의지와 두려움이 동시에 솟구친다.

머리는 판단을 하고, 가슴은 멈춰버린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감정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유 앞에서 한 번쯤은 멈칫한다.

실존의 순간은 늘 혼자이고,

그 고독은 본질이다.


맥주 한 잔은 도피가 아니다.

그건 잠시 나를 다독이는 의식이다.

너무 많이 보게 되는 날엔,

조금은 눈을 감아야 한다.


숨이 턱 막히는 이 현실은,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그 살아있음은,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내 것이다.


나는 여전히 무섭다.

그러나 오늘도 나는 자유라는 공포와 나란히 걷는다.

그게 실존이다.

그게 인간이다.

그게,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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