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이 쪘을 때 연애를 시작하면 안 된다.
이건 경험에서 나온 철학이다.
살쪘을 때 시작한 연애는 편하다.
왜냐면, 상대가 처음부터 내 배와 볼살을 다 보고 시작했으니까.
처음엔 이게 얼마나 해방감 있는 일인지 모른다.
“어차피 처음부터 이 얼굴이었잖아?”라는 면죄부가 자동 발급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사람은 원래 더 편해지면 관리가 느슨해진다.
“어차피 얘는 내가 이렇게 생긴 걸로 사귀었으니까.”
이 생각이 한 번 들어오면, 헬스장은 멀어지고,
야식 배달 앱은 손가락이 외워서 켠다.
이쯤 되면 내 몸은 사랑이라는 방패 뒤에서
평생 못생김과 동거 계약을 체결한다.
연애 초반의 설렘도 다이어트의 동력이 될 수 없다.
왜냐면, 이미 내 사람이 되어버린 상대는
내가 뭘 먹어도 “귀엽다”라고 말해버린다.
그 말이 문제다. 귀엽다고?
그건 사실상 ‘돼지지만 정들었다’의 완곡어법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거울을 보며 이런 깨달음을 얻는다.
‘사랑은 내 심장을 뛰게 했지만, 내 복부도 함께 키웠구나….’
그래서 결론은 하나다.
다음 연애는 반드시 내가 제일 잘 생겼을 때,
옷이 몸에 우아하게 맞을 때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내 살에 충격을 받아
내가 살을 유지하려는 의지도 생긴다.
사랑도 좋지만, 인생은 길다.
못생긴 채로 평생 사랑받으며 사는 건
편안하지만 아주 위험한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