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의 삶과 나비의 삶

by 신성규

현대인들의 일상은 불나방을 닮았다. 불나방은 불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잠시의 빛과 열기에 이끌려 불 속으로 뛰어든다. 그것은 찰나의 쾌락을 위해 자기 생명을 태우는 본능적 충동이다. 우리는 이 장면에서 낯선 충격을 받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 사회는 순간의 자극을 끊임없이 쏟아낸다. 화려한 이미지, 빠른 속도의 소비, 즉각적인 만족이 삶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SNS의 알림 하나, 주식의 등락, 쇼핑의 짧은 쾌감 속에서 잠시의 활기를 얻는다. 그러나 곧 공허감이 밀려오고, 더 큰 자극을 찾아 다시 불 속으로 날아간다. 불나방처럼 스스로의 날개를 태우면서도 멈출 줄 모른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행복은 무엇일까? 그것은 불나방의 방식이 아니라, 나비의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나비는 불에 달려들지 않는다. 나비는 빛을 좇되, 그것을 삶의 종착점으로 삼지 않는다. 나비는 꽃에서 꽃으로 이동하며 꿀을 모으고, 그 과정 속에서 생태계와 교감한다. 나비의 삶은 찰나의 불꽃이 아니라 순환과 조화 속에 놓인다.


지속 가능한 행복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것은 불타는 순간의 열기 속에 있지 않고, 순환하는 일상의 호흡 속에 있다. 안정된 관계, 몸과 마음을 돌보는 습관, 의미 있는 노동과 창조의 과정 속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불나방이 추구하는 행복은 강렬하지만 짧다. 반대로 나비의 행복은 화려하지 않지만, 길고 유연하다.


그러나 우리 안에는 늘 두 가지 욕망이 공존한다. 불나방처럼 불꽃으로 날아가고 싶은 충동과, 나비처럼 조화 속에 살고 싶은 열망. 어쩌면 인간의 지혜란 이 두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일 것이다. 잠시의 불꽃을 아예 버릴 수는 없지만, 그 불꽃에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고, 삶의 큰 순환 속에서 그것을 하나의 장식처럼 간직하는 것.


결국, 지속 가능한 행복은 삶을 불나방처럼 소비하지 않고, 나비처럼 꽃과 계절을 건너다니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불꽃이 아니라 햇살 속에서, 불길이 아니라 바람 속에서 오래도록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5화메타인지는 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