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이방인

by 신성규

나는 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 웃음 속에 섞이고, 대화의 온기에 몸을 담그고 싶다. 그러나 막상 다가가면 어색함이 몰려온다. 말이 가볍게 흩날리고, 표정과 태도는 얕게만 겉돈다. 그 속에서 나는 곧바로 바보가 된다. 너무 진지하거나, 너무 솔직하거나, 너무 어색하다. 그래서 다시 물러서고, 또다시 혼자가 된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내게 늘 이중적이다. 멀리서 보면 그 속에 들어가고 싶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그들이 나누는 말과 웃음이 내겐 피상적으로만 보인다. 그 속에서 나는 진심을 찾으려 애쓰지만, 진심은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나만 낯설고, 나만 불필요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나는 태생적으로 영원한 이방인인지도 모른다.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속하지 못하고, 가까워지려 할수록 더 멀어지는 존재. 그러나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은 단순한 결핍만은 아니다. 이방인은 중심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중심을 더 선명히 본다. 사람들의 웃음이 얼마나 허망한지, 그들의 대화가 얼마나 얕은지, 그 공허를 누구보다 먼저 감지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나 역시 그 허망한 웃음을 원한다. 피상적이지만 따뜻한 대화를 원하고, 얕지만 포근한 관계를 그리워한다. 이 모순 속에서 나는 흔들린다.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혼자가 싫다.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다가가면 상처 입는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끝내 이방인으로 남을 것이다. 다만 그 이방인의 자리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만의 자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울림 속에서 얻을 수 없는 깊이를, 이방인의 시선으로는 얻을 수 있다. 사람들 속에서 길을 잃을지라도, 이방인의 자리는 나를 더 넓은 사유로 이끌어준다.


나는 영원히 중심에 속하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바깥에서, 이방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내 삶의 고유한 진실이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또 다른 이방인을 만날지도 모른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의 고독을 알아보고, 잠시나마 이방인 아닌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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