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느낀다.
생각이 갈라지고,
감정이 부딪히며,
어떤 날은 철학이,
어떤 날은 예술이,
어떤 날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영적인 힘이 내 안에서 목소리를 낸다.
이 싸움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인가?
혹은 내가 부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부리는 존재들의 전쟁은 아닐까?
신과 악마,
빛과 어둠,
이성적 사고와 무의식의 감각,
그 모두가 내 몸을 무대로 싸우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를 잡고 있는 듯한 기이한 기분이 든다.
양손 모두 내가 조정하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론 그 손들이 서로 독립된 존재처럼 느껴진다.
나는 과연 나를 통제하고 있는가?
아니면, 나는 나 자신을 관찰하는 자일 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전쟁을 지켜보는 또 다른 나,
고요히 모든 것을 관찰하는 의식의 중심은 존재한다.
어쩌면 그 중심이야말로 나일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생각을 전부 신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어떤 생각은 내가 ‘원하지 않음’에도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것은 누가 만든 생각인가?
나인가?
아니면 나를 거쳐가는 무형의 기운인가?
융은 우리 안의 여러 원형들이 무의식에서 갈등을 벌인다고 보았고,
종교는 이 현상을 신과 악마의 유혹이라 칭한다.
그러나 어떤 이름을 붙이든
그 싸움이 일어나는 장소는 하나다.
나라는 인간 존재의 내부.
많은 이들은 외부 세계에 몰두한 채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자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예민한 감각과 깊은 사유를 가진 자는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영적 전쟁을 체험한다.
그것은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론 존재의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싸움은 진리를 향한 의식의 진동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