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함 감별법

by 신성규

똑똑한 사람을 알아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질문이다.

그들이 어떻게 말하는가보다,

무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관찰하는 것.


그리고 그 단서는,

질문을 던졌을 때의 ‘반응 시간’에 있다.


총명한 사람들은

일상적이고 구조화된 질문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그 반응은 마치 압축 파일을 푸는 것처럼 깔끔하고 정제되어 있다.


하지만

깊은 질문, 즉 존재의 구조나 본질을 겨누는 질문을 던지면

그들은 생각에 잠긴다.

눈을 내리깔거나, 침묵하거나,

“그건 좀 다르게 봐야 할 것 같아”라고 말을 시작한다.


이건 단순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말 이전의 사고 공간을 다시 탐색하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질문을 받았을 때 그동안 들은 말들 중에서 답을 조합한다.

그 답은 종종

뉴스 기사, 책에서 본 문장, SNS에서 본 단어의 짜깁기다.


하지만 생각하는 자는 다르다.

그들은

기존의 정보를 ‘문제의 구조’에 따라 재조립하거나, 완전히 부숴서 다시 만든다.


그래서

그들의 답변은 종종 독창적이며, 길고, 때로는 결론이 없는 상태로 마무리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난 사람이 너무 빠르게 대답한다면, 그는 기억된 것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사람이라면, 그는 사유된 것을 말하려는 중이다.


진짜로 생각이 깊어지는 순간은

‘생각이 멈출 때’ 찾아온다.


그 순간은 놀랍도록 조용하고, 아름답다.

어떤 말도, 감정도, 판단도

그 순간의 무게를 대신하지 못한다.


생각이란 줄을 풀듯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더 이상 풀 수 없는 매듭을 만난다.


그때, 똑똑한 사람은 말한다.

“잠깐만.”

“생각 좀 해볼게.”

혹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순간은

이성이 한계에 다다른 침묵의 공간이다.

흔히 말하는 멍때리는 행위는 천재성을 판별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침묵 속에서

진짜 사유는 시작된다.


문제의 본질이 너무 크고,

삶의 질문이 너무 근원적이어서,

뇌가 더 이상 언어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인간은 생각을 멈추고 존재한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팔로워 139
이전 01화자폐 성향이 인류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