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건축가를 직업으로만 기억한다.
하지만 가우디는 그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존재였다.
그는 공간의 철학자였고,
빛의 미학자였으며,
도시 흐름의 경제학자였다.
그의 눈에는 단지 ‘건물’이 보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연의 곡선, 종교의 상징,
시간의 흐름, 사람의 동선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엮어냈다.
그에게 건축은 기능이 아니라 우주였고,
기둥 하나, 창문 하나에도
인간과 신, 그리고 도시의 리듬이 담겼다.
가우디가 바르셀로나에 남긴 것은 건물 몇 채가 아니다.
그는 감각의 밀도를 남겼고,
공간을 대하는 태도를 심었다.
그것은 곧 도시 전체의 정체성이 되었고,
세계 사람들이 그 도시를 찾는 이유가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단지 아름다워서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
그곳은 사유가 구조로 승화된 도시다.
가우디의 감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철학과 미학을
벽돌과 타일과 빛의 그림자로 구현했고,
그 구현은 수익과 경제 흐름마저 변화시켰다.
그의 건축은 ‘관광 상품’이 아니다.
그것은 ‘느껴지는 사유’이고,
‘걷는 미학’이며,
‘머무르고 싶은 질서’다.
그렇기에 나는 말하고 싶다.
가우디는 건축가가 아니라, 문명 설계자였다.
그는 철학으로 도시를 짓고,
미학으로 감각을 세우며,
경제로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 사람이다.
도시는 결국,
누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에 따라
그 본질이 달라진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눈을 통해
자기 자신을 새롭게 본 도시다.
그리고 그 도시를 걷는 사람들 역시
조금은 새로운 눈으로
‘공간’을,
‘아름다움’을,
그리고 ‘삶’을
다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