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실험을 구상하며

by 신성규

요즘 내가 구상하는 것은 ‘단편’의 형태다.

하지만 그 단편은 단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는 단편이라는 조각들을 정교하게 연결된 세계로 엮고 싶다.

각 단편은 독립적인 호흡을 지니되,

그 안의 인물, 사건, 배경, 감정선이 거미줄처럼 교차하며

기묘한 방식으로 다음 단편을 호출하게 만든다.


어느 단편에서 별 볼일 없던 인물이

다음 단편에서는 주인공으로 튀어나온다.

배경에서 잠깐 언급된 장면이

다른 이야기의 진실을 바꾼다.

그리고 독자는 각 단편을 읽고 나서

서서히 하나의 ‘장편적 입체 구조’를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직선이 아닌 망 형태의 서사,

즉, 하나의 문학적 ‘거미줄’이다.


이 구상은 스티븐 킹이 ’다크 타워‘나 다른 작품들을 통해

느슨하게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더 정밀하고,

기호적, 구조적으로 긴밀한 연결 고리를 만들고자 한다.


단순히 같은 세계관이라는 수준이 아니다.

나는 단편 하나하나가 자기 완결성과 열린 결말을 동시에 품고,

독자 스스로 조각을 맞추어 세계를 복원하도록 만든다.

이것은 단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장편의 몰입과 파고드는 서사의 쾌감을 제공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대 독자들은 장편을 읽기 버거워한다.

호흡이 가쁘고, 시간은 부족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연결’을 갈망한다.

작고 흩어진 이야기들이 비밀스럽게 서로를 호출하며

예상치 못한 문을 여는 순간,

독자는 서사의 퍼즐을 맞추는 쾌감을 얻게 된다.


이것은 서사적 탐정놀이이며,

정서적 스파크이며,

철학적 구조 실험이기도 하다.


나는 이 실험을 통해

“단편이 장편을 압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응, 가능해.

단편의 연쇄는 장편보다 더 깊은 미로를 만들 수 있어.”

나는 거미줄의 트위스트를 출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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