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엔 문장을 길게,
호흡을 타듯이, 문단을 끊지 않고 써내려가곤 했다.
장편 소설처럼.
호흡과 리듬을 글자에 태워, 독자가 자연스럽게 빨려들도록.
단단하고 느린 물결처럼.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문장을 자르고,
문단을 쪼개고, 의미를 최소한으로 남겨두기 시작했다.
시적이고 단정한 리듬.
가볍고 눈에 띄는 문장.
요즘 사람들은 숨이 가빠서 긴 호흡을 싫어하니까.
그래서 고민하게 된다.
장편 소설을 써도, 과연 사람들이 읽을까?
길고 깊은 문장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문장을 흡수시키는 글,
몰입의 무게를 견디는 독자,
그런 만남은 점점 더 드물어지고 있다.
나는 점점,
사람들이 글을 ‘읽는 것’보다 ‘훑는 것’에 익숙해졌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사유보다는 반응,
침잠보다는 속도,
깊이보다는 전달.
그래서 질문한다.
‘글’이 아니라 ‘글의 운명’에 대해.
내가 밀도 있는 문장을 써도,
그것은 소수의 향유로만 남지 않을까?
긴 문장을 감당할 수 있는 독자는
이제는 거의 ‘수행자’에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나는 긴 글을 쓰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그 문장이
단순한 텍스트가 아닌 공기가 되고,
숨결이 되고, 마음의 구조를 바꾸는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
누군가의 사유가 닿을 자리,
그 한 명의 독자를 위해,
나는 문장의 호흡을 다시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