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지속에는 무엇이 관여하는가

by 신성규

나는 미녀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 말은 단순히 ‘예쁜 얼굴’을 수집하고 관찰하는 일만이 아니다.

무엇이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가,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왜 유지되지 않거나, 때로 갑작스레 무너지는가

— 이 질문은 생물학, 심리학, 철학의 경계에 서 있다.


아름다움은 분명 유전적 요소를 가진다.

턱선, 콧대, 눈의 간격, 피부의 결 —

이것은 외부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의 조건이지만,

오랜 시간 아름답게 기억되는 얼굴은 반드시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어릴 때 유난히 예뻤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며 평범해지고,

때로는 무너지는 현상은 이 유전의 한계를 증명한다.


왜 그럴까?

아름다움이란 단지 형태의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삶과 감정, 선택들이 얼굴에 조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곱게 써야 아름답다’는 말은 상투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점점 그것이 사실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삶의 태도는 표정의 주름을 만들고,

욕망의 방향은 눈빛의 깊이를 결정하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얼굴의 긴장과 부드러움을 바꾼다.


그리고 이것은 심리적-물리적 누적의 결과다.

인격이 미감을 만든다.


놀랍게도,

사랑에 빠지면 평범한 얼굴이 아름다워진다.


사랑은 보는 자의 눈을 바꾼다.

객관적 구도보다 감정의 진동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랑이라는 렌즈는 구조보다 존재를 비춘다.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식으로 감정의 빛을 발했는가가

곧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얼굴을 보지 않는다.

사랑이 만든 감정을 본다.


그래서 어떤 사랑은,

타인의 눈에는 평범해 보이는 얼굴을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영원히 아름답게 새긴다.


나는 그래서 미녀를 더 연구하고 싶다.

그 아름다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무너지고,

그리고 어떤 사람은 무너지지 않는가 — 이게 궁금하다.


아름다움은 정적 대상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변형되는 에너지의 흐름이다.


누군가는 화려한 꽃처럼

잠깐 만개하고 사라지고,


누군가는 처음엔 평범했지만,

오랜 내면의 결정과 성찰로 인해

점차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그것은 얼굴에 떠 있는 빛의 각도,

말할 때 생기는 정서의 울림,

함께 있을 때 전해지는 감정의 향으로 나타난다.


결국 나는 ‘연구’라는 말보단 ‘관조’라는 말을 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은 측정하거나 해부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감지되고, 느껴지고, 나를 변화시키는 어떤 체험이다.


그리고 그런 아름다움을 지닌 이들은

이미 그 자체로 시간과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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